-변화와 혼재 시기일수록 맡은 책무에 굳건해야

새로운 정부가 들어섬으로써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새로운 정책의 작동을 위한 사전 준비 기간이라 할 이 정권 교체기는 과거와 현재의 혼효, 현재와 미래의 혼재 시절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새 대통령 공약의 실행을 위한 준비 과정을 거치고, 전 정부의 그것과 순조로운 교환을 이루려는 다양한 정치·행정적 노력이 가해지는 중대한 시점입니다.

여기다가 아직 지방정부가 새로운 진용에 의해 새 시대를 맞을 준비가 덜 된 불안정한 시점이어서 주목됩니다. 지방선거가 시간표대로 진행되고 선출된 단체장에 의해 새로 구성되는 오는 7월 전까지의 두 달 가까운 기간 동안 일부 지방정부는 재선을 위한 사퇴 등으로 수장이 없는 시기, 책임 결여 및 공백의 시절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바로 이 대목이 공직사회의 긴장을 요청하게 합니다.

특히 강원도는 특별자치도 실현을 비롯해 지역불균형 해소 15대 국정과제, 강원 7대 공약, 지역경제 지원 대책, 접경지와 폐광지, 오색케이블카 등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숙원 과제의 해소에 집중해야 하는 때입니다. 지역 어젠다의 순조로운 진행 여부는 수장이 공석인 이 시기에 이르러 결국 공직사회의 관심과 대처 여하에 따라 현격히 서로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 지방정부가 시작되기 전인 이 공동(空洞)의 시절에 공직사회의 특별한 긴장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수장은 때마다 바뀌어도 간단없이 이어지는 것은 결국 공직사회입니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확고한 기강 정립이야말로 변화와 교체의 불안정한 시기를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건널 수 있다고 보아 시민들은 공직사회에 기대하는 신뢰가 높습니다. 따라서 도청을 비롯해 18개 시·군 공직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책무의식과 의무감, 자존감과 자부심을 느끼고 행정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지나치게 개인 신상을 의식해 후보자에 줄을 대거나 선거 캠프에 드나드는 부조리가 결코 있어서는 안 됩니다. 탈선행위는 정책 대응력 실조를 불러 주민들의 강한 비판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대선과 지선 사이, 새 정부와 지방정부 출범 사이의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이 유동적, 다원적, 변혁적 중대시기에 공직사회는 오로지 지역민에 시선을 두고 더 굳건할 것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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