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기성 교육정책연구자문그룹 ‘오늘’ 대표· 화천 원천초 교사
▲ 서기성 교육정책연구자문그룹 ‘오늘’ 대표· 화천 원천초 교사

강원교육 변화의 열망으로 교육감이 바뀌게 되었다. 새로운 교육감 당선인에게 먼저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그리고 현장 교사 중 한 사람으로 새로운 강원 교육을 잘 이끌어 주시기를 부탁드려본다.

늘 자주 가는 맛집이 있다. 그 집이 맛집인 이유는 맛이 있을 뿐 아니라, 맛이 일정하기 때문이다. 손님을 데려가도 실패하는 법이 없다. 일정한 맛은 실력이다. 어느 날 갑자기 된 것이 아니다.

지난 강원교육은 맛집으로는 실패했다. 학교 맛의 기본 중 한 가지가 실력을 갖추게 하는 것인데, 거기에서 실패했다. 최근 몇 년간의 수능 결과가 대변한다. 1·2등급 비율, 7·8등급 비율이 몇 년째 전국 바닥권이다. 그나마 수시로 대학가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하니 그건 칭찬해줄 만하다. 하지만 실력을 갖추지 못하고 간 대학에서 적응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그렇다고 창의성 교육에서도 이렇다 할 만한 맛이 나지 않는다.

학생 인권을 강조하는 바람에 교실 현장의 붕괴를 초래했다. 수업을 방해하고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학생들에 대해 교사들은 속수무책이다. 인성 맛집도 아닌 셈이다. 강원교육이 실패한 이유는 교육이념의 편향성 때문이다. 짠맛만 있거나, 단맛만 있으면 맛집으로는 실패다.

교육 현장에서 특정 이론, 사조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는데, 어느 한 가지 이론이나 방법만으로 교육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 교육의 본질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는 좋으나,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려면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했다. 과정 중심 교육의 장점을 강조하다 결과 중심 교육을 해악처럼 여기는 것도 균형이 필요하고, 공교육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교육과 함께 학부모들이 추구하는 현실적인 교육과의 균형도 필요하다.

아이들의 인권이 존중되어야 하는 것처럼 그에 따른 책임도 함께 가르쳐져야 하며, 교사의 인권 역시 존중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인격적인 대우를 받아야 함과 동시에, 공동체 생활에서의 규칙과 질서를 지키는 것도 배워야 한다.

가르쳐야 배운다. 교사는 교과뿐만 아니라 생활 영역에서도 바른 길이 어떤 것인지를 제시해 주어야 한다. 가르치지 않으면서 스스로 배우기를 원하는 것은 시간의 낭비다. 학생 중심 수업이 필요한 만큼 교사 중심의 수업도 필요하며, 교육 방법에 있어서 선악적인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것은 지난 12년간의 단맛을 없애기 위해 소금을 많이 넣으라는 의미가 아니다. 극과 극으로 가라는 의미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먹이기 위해 새로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음식, 검증된 음식을 먹이려면 그만큼 수고가 따른다. 패스트푸드는 쉽지만, 엄마표 음식에는 수고가 따른다. 그런 의미에서 강원교육 맛집을 만들려면 몇 배의 수고가 필요할 수 있다. 새로운 교육감 당선자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 강원교육도 월드 클래스는 아니어도 대한민국 교육 맛집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교사들의 입에서 ‘나는 강원도 교사다!’라는 말이 나오고, 학부모의 입에서 ‘우리 아이는 강원도 학교에 다닌다!’라는 말이 나오면 대박 맛집일 것이다. 강원교육 맛집으로 대박 나기를 새로운 교육감 당선자에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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