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철원주재 부국장
이재용 철원주재 부국장

천만명 관광시대를 대비한 철원군의 관광 분야를 총괄할 공기업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철원군은 지난 5월 관광분야 공기업 설립을 위한 기초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용역의 주된 내용은 철원군 공기업 설립 형태와 경제적 타당성 검토, 공기업 운영 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단계의 조사다.

철원군이 이처럼 관광 분야의 총괄 공기업을 설립하려는 방침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 철원은 궁예 태봉국 시대 유적부터 근현대사 유적지까지 고루 분포돼 있으며 현재 철원 한탄강을 중심으로 한 주상절리길 등의 관광지가 새로 주목받으며 떠오르고 있다. 또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여건과 철원만이 가진 역사와 문화·레저·휴양·체험관광을 하나의 콘텐츠로 묶은 관광 상품화로 이를 지속 운영할 수 있는 관광 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의 공기업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안보관광 수준에 머물러 있던 철원관광은 한탄강 은하수교를 시작으로 한탄강 주상절리길, 물윗길, 고석정 꽃밭, 소이산 모노레일, 궁예태봉국 테마파크, 철원역사공원, 횃불전망대 등 다수의 관광시설을 조성 또는 예정에 있다. 이렇듯 역사·문화·체험·레저 등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는 개념으로 변화되는 철원관광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공무원 조직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문제가 필연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철원관광이 일자리창출과 소득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담 전문기관 설립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이번 공기업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에는 관광 분야 9개 대상 사업에 대한 경제성 분석과 향후 공기업 운영을 위한 조직 및 인력 운영 방안 마련, 공기업 설립 파급 효과 등도 함께 포함됐다.

그러나 관광분야를 담당할 공기업 성격에 대한 신중론도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다. 출연기관이냐, 출자기관이냐 하는 것이다. 물론 두가지 방식에 대한 장·단점은 존재한다. 철원군의 기존 출연기관은 철원플라즈마산업기술연구원과 철원장학회, 철원문화재단 등 3개다. 출자기관은 아직 없는 상태로 이번에 착수된 기초타당성 용역의 관광 분야 공기업은 출연기관이 아니라 출자기관의 성격이 강하다.

민법상 재단법인 형태로 설립되는 출연기관은 지자체가 문화, 예술, 장학, 자선 등의 목적을 위해 개별법령 또는 조례에 따라 설립하고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게 되지만, 상법상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되는 출자기관은 지자체가 지역경제 발전과 주민 소득증대 등의 목적을 위해 개별법령에 따라 설립하고 출자해 그에 해당하는 지분을 갖게 된다. 또한 출자기관은 지자체가 자본금의 2분의 1 미만을 출자하는 주식회사 성격으로 민간합작 설립이 가능하며 예산 및 비용은 자본금과 판매 수입으로 운영하게 된다.

문제는 철원지역 관광 산업의 규모가 관광 분야 공기업을 재정적으로 유지하게 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물론 기초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이 완료되면 그에 대한 여부가 판가름 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철원 관광 미래를 담당할 컨트롤타워의 중요성이다. 철원은 이미 은하수교와 고석정 꽃밭, 주상절리길, 물윗길이 잇따라 개방되면서 수도권 등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올해 3월 기준으로 한탄강 관광벨트를 찾은 관광객이 21만8000여명, 약 13억7000여만원의 입장료 수입이 발생하는 등 지역 경제에도 청신호가 켜지고 있어 그에 대한 대비책도 요구되고 있다.

지자체 인구가 적어서, 경제성이 떨어져서 등의 이유로 예비타당성 검토에서 제외된 SOC 사업들에 대한 탄식을 떠올려 보자. 철원의 관광분야 공기업 설립을 단순히 수지 타산에 따른 타당성 검토로만 따지지 말아야 될 이유다. 철원 관광의 르네상스시대를 이끌어 갈 관광 분야 공기업 설립이 지역사회의 깊은 관심으로 이제는 서서히 그 출발의 닻을 올려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