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태 신임 도지사가 1일 도지사 집무실에서 1호 결재로 강원특별자치도추진단 설치 및 운영계획을 결재했다.
▲ ◇김진태 신임 도지사가 1일 도지사 집무실에서 1호 결재로 강원특별자치도추진단 설치 및 운영계획을 결재했다.

‘새로운 강원’, ‘특별한 도민’을 대표하게 된 김진태 도지사님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지금은 강원도지사로 불리지만, 내년에는 ‘강원특별자치도지사’라고 불리겠군요. 강원도가 새로운 변화의 계기를 맞았다는 것이죠. 이런 중요한 시기에 도정을 맡으셨으니, 김 지사님의 정치력이 강원도의 위상과 도민의 삶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삼 김 지사께 기대를 갖는 이유입니다.

김 지사님은 대표적 보수 정치인으로서 쉽지 않은 도지사 도전은 성공했습니다. 국민의힘 경선과정에서 컷 오프 되는 시련도 잘 이겨내셨습니다. 나아가 본선에서도 강력한 경쟁자인 이광재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마침내 도백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7월1일부터 강원도지사로서의 업무를 시작한 김 지사님의 존재에 대해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는 도민들도 꽤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그동안의 정치역정이나, 가깝게는 지난 지선에서 지지하지 않았던 도민들은 사람에 따라서 김진태라는 정치인이 강원도지사라는 행정책임자가 됐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도지사도 정치인입니다만, 김진태라는 정치인이 행정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도민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도민의 삶을 직접 챙기고, 책임지는 행정가 김진태를 상상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 지사님에 대해 적극적인 비토 의사를 가진 도민들 모두가 민주당 이광재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에 심판 여론이 강했고, 새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도 높았습니다. 또한 이광재 후보에 대해 반감을 가진 도민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당시 선거 분위기를 보면, 김진태 후보를 선뜻 지지하는 것을 망설이는 도민이 많았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김진태 후보가 도지사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는 아시다시피 그간의 정치과정을 통해 호불호가 확연하게 갈리는 캐릭터를 지닌 정치인이었기 때문으로 짐작됩니다. 김 지사님이 강원도지사라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벌써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군요. 필자가 2013년 11월 12일자 강원도민일보 명경대 칼럼에 ‘김진태 국회의원’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김 지사께서 혹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당시 제 글을 보시고 제게 “주신 의견 깊이 새기겠습니다”라는 문자를 주셨습니다. 당시를 떠올리기 위해 그때의 칼럼을 잠시 소개해 보겠습니다.

“강원도 출신 초선의원으로 김진태 의원만큼 이슈의 중심에 선 사람도 드물다. 김 의원은 나름의 소신으로 종북 타파의 선봉장이 돼 야권과의 격돌을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대통령 유럽 순방 중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론 정치인이 자신의 이념과 정치적 소신에 따라 발언하고 행동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중략) 괜한 걱정 같지만 야권을 자극하는 김 의원의 언행으로 인해 앞으로 국회의 예산안 심의과정에서도 강원도의 산적한 현안 해결에 나서는 김 의원에게 야권이 적극 협조할지가 염려스럽다. 예산문제는 야당의 협조도 필요한 게 현실인데, 지금의 분위기에서 야당이 김 의원의 협조요청을 선뜻 받아들일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또한 다선의 여당 중진 국회의원들이 김 의원만큼 이념문제에 대한 소신과 철학이 없어서 가만히 있을까 하는 점이다. 그들은 김 의원의 활약상에 대해 입으로는 칭찬하겠지만, 한편으로는 검찰 출신이자 강원도 출신 초선인 김 의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하략)”

 

▲ ◇김진태 지사는 2011년 11월 26일 춘천에서 자신의 저서 ‘법대로 살까? 멋대로 살까?’ 출판기념회를 갖고 정치인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 ◇김진태 지사는 2011년 11월 26일 춘천에서 자신의 저서 ‘법대로 살까? 멋대로 살까?’ 출판기념회를 갖고 정치인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혹 기억이 나시는지요? 기억이 없더라도 당시의 글을 이렇게 옮기는 이유를 짐작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경선과정에서 컷 오프 된 것도 김 지사님의 과거 발언이 발목을 잡은 것 아니겠습니까. 단식이라는 극한투쟁으로 기회를 잡았습니다. 신속하게 그간의 과오에 대해 사과를 하고, 경선에 참여했습니다. 뛰어난 정치적 감각의 소유자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아니, 보다 중요한 것은 김 지사님의 유연한 정치력에 기인한 바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필자 역시 당시 김 지사님의 결단을 지켜보면서 또다른 면모의 정치인 김진태를 발견했습니다.

선거가 생물이라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정치도 생물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에 유연하면서도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 유연성이 비난받을 일은 아닐 것입니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원칙이 지켜진다면, 이번에 새로운 강원, 특별한 도민과 함께 하는 ‘강원도지사 김진태’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주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특히 도지사에 당선된 후 김 지사께서는 무엇보다 ‘포용정신’을 강조하셨습니다. 포용은 대립과 배척의 상대적 개념입니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은 이념적 지향성을 적극 주장할 수 있지만, 강원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행정가는 입장이 다른 것입니다. 우선해야 하는 것은 포용과 배려, 공동체 우선 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포용정신을 강조하신 김 지사님의 뜻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 ◇제21대 총선에서 낙선한 김진태(춘천·철원·화천·양구갑)후보가 춘천 시내 곳곳을 돌며 낙선인사를 했다.
▲ ◇제21대 총선에서 낙선한 김진태(춘천·철원·화천·양구갑)후보가 춘천 시내 곳곳을 돌며 낙선인사를 했다.

그럼에도 강원도민 중에는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음을 잘 아실 것입니다. 정치인 김진태의 고착된 이미지는 여전하고, 이는 김 지사께서 도정을 펴는 과정에서 강원도민과 함께 풀어야 하는 숙제일지도 모릅니다. 김 지사께서 새로운 강원도를 강조했듯, ‘새로운 강원, 특별한 도민’과 함께 ‘새로운 정치인 김진태’로 거듭날 것으로 믿습니다. 이를 통해 정치인 김진태는 150만 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강원도지사 김진태로서 정치적 입지는 더욱 탄탄해 질 것입니다. 다시 한번 김진태 지사의 취임을 축하합니다.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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