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조기업 판로 부진한데 GTI박람회 돌연 폐기라니

참가업체 신청까지 이뤄진 제10회 GTI국제·무역박람회가 전격 취소됐습니다. GTI 박람회는 2021년 원주에서 개최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외 수출 및 판매계약 추진액 성과를 올린 강원도 대표적인 박람회 브랜드입니다. 올해는 10월 13~16일 춘천에서 현장 판매부스와 온라인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준비에 들어가 참가기업 신청까지 진행됐는데 돌연 김진태 새도정에서 취소를 결정한 것입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2년 온라인 위주로 진행했기에 현장 전시와 판매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전격적 취소에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강원도는 코로나 재유행과 국제 여건 변화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GTI박람회’는 폐기하고 비슷한 성격의 ‘국제무역투자박람상담회’로 대체해 온라인 지원 프로그램 계획을 밝히고 있어 전직 도지사 흔적 지우기로 오해될 여지가 있습니다.

박람회가 넘쳐나는 시대에 차별화된 강원브랜드로 구축해온 ‘GTI’는 최문순 전 지사 때 창설되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브랜드를 육성해온 힘은 강원도내 중소 제조기업에 있습니다. 새 명칭 ‘국제무역투자박람상담회’를 또다시 지역브랜드로 육성하려면 그만큼 비용과 시간과 공력을 들여야하는 도돌이표입니다.

그러지않아도 강원도내 제조기업 경기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고 있습니다. 최근 경영애로사항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자금 부족, 내수 부진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7월 28일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도 8월 업황 전망은 큰 폭의 하락을 나타냈습니다. 신규 수주지수는 7월 중 실적이 6월보다 5p 하락했는데, 8월에는 무려 8p 빠지는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매출지수 역시 대폭 하락 지수가 예고됐습니다.

GTI박람회 진정한 주인인 강원 중소 제조기업이 직면한 경영 악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 오히려 박람회 일정을 앞당기고, 규모를 확대해 전폭적으로 응원하는 시책이 다급합니다. 굳이 박람회 이름을 바꿔 구상에 들어갈 정도로 제조업 현장은 여유롭지 않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GTI박람회는 최 전 지사 치적사항이 아닙니다. 굳이 새 박람회를 등장시키는 번거로움 대신 참신성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대안이 합리적입니다. ‘선 폐지, 후 구상’ 정책 방식은 후진적이며, 강원경제에 그다지 도움될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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