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제철 농산물의 매력’ 양구 잇장 열려
수박, 찐옥수수 등 파지농산물 저렴하게 판매
나만의 컵만들기, 농산물 팔찌만들기 등 인기
방문객 “농산물 저렴해 만족, 더 확대 됐으면”

▲ ‘양구 잇(eat)장’이 30일 오후 국토정중앙면 도촌리 국토정중앙공원에서 열렸다.사이문화예술연구소가 서흥원 양구군수와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참여한 가운데 양구농산물을 주제로 한 팔찌, 스템프 제작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동명
▲ ‘양구 잇(eat)장’이 30일 오후 국토정중앙면 도촌리 국토정중앙공원에서 열렸다.사이문화예술연구소가 서흥원 양구군수와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참여한 가운데 양구농산물을 주제로 한 팔찌, 스템프 제작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동명

소소하고 평화롭게 지구의 지속가능함을 추구하는 주민 주도의 작은 시장인 ‘양구 잇(eat)장’이 30일 오후 양구 국토정중앙면 도촌리 국토정중앙공원에서 열렸다. 땅에서 썩어갈 못난이 농산물의 판매를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한 마당이 펼쳐진 것이다.

이날 ‘잇장’에서는 양구에서 생산된 친환경 파지 제철 농산물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음료를 양구지역과 전국에서 찾아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선보였다.

지역 내 청과, 농장, 기업, 사이문화예술연구회, 국토정중앙천문대, 박수근미술관 등이 참여한 판매·체험부스가 마련돼 파지 농산물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됐고, 체험프로그램도 진행됐다.

▲ ‘양구 잇(eat)장’이 30일 오후 국토정중앙면 도촌리 국토정중앙공원에서 열렸다. 파지 농산물 판매부스 모습. 이동명
▲ ‘양구 잇(eat)장’이 30일 오후 국토정중앙면 도촌리 국토정중앙공원에서 열렸다. 파지 농산물 판매부스 모습. 이동명

국토정중앙천문대는 가족 단위 참가자를 대상으로 생일 별자리나 자유로운 주제의 그림을 그리면 나만의 컵을 제작해주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배태석 천문대장은 “천문대 인근에서 열리는 행사이고 취지가 좋으므로 2020년 첫 잇장 행사 때부터 참여했다”며 “체험활동을 위한 머그컵은 충분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국토정중앙천문대 천체투영실에서 영화 ‘내 이름은 꾸제트’도 상영됐다.

사이문화예술연구회는 양구 농산물을 주제로 하는 체험부스를 준비해 팔찌에 사과, 토마토 그림을 넣거나, 파프리카, 토마토, 아스파라거스 등 모양의 스템프를 찍어가거나, 수박 부채를 만들 수 있는 체험 활동을 진행했다. 사이문화예술연구회는 2020년 1월 만들어져, 도예가, 전각가(캘리그라퍼), 공예가(플로리스트) 등 3인의 예술가가 뭉쳐서 양구지역에서 미술작업을 통해 마을별 스토리텔링을 통한 동화책 제작 등의 지역 봉사활동을 펼쳐가는 단체다.

▲ ‘양구 잇(eat)장’이 30일 오후 국토정중앙면 도촌리 국토정중앙공원에서 열렸다. 국토정중앙천문대가 나만의 컵만들기 체험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동명
▲ ‘양구 잇(eat)장’이 30일 오후 국토정중앙면 도촌리 국토정중앙공원에서 열렸다. 국토정중앙천문대가 나만의 컵만들기 체험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동명

박수근 연구소의 아트포스터 판매, 박수근미술관 에코백 스탬프 체험 등도 진행됐다.

체험부스마다 아동 등 가족단위 방문객들로 붐볐다.

은별이네농장, 양구청과, 오슬로폴아저씨, 까미노사이리더 등의 농산물 판매 부스에서는 제철을 맞은 친환경 파지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제공했다. 잇장이 아니면 농경지에서 썩어갈 파지 농산물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했다. 이날 토마토, 방울토마토, 수박, 찐 옥수수, 파프리카, 가시오이 등의 ‘상품성’은 부족하지만 맛은 일품인 파지 농산물과 함께 고구마, 단호박, 쌀, 벌꿀 등 양구 대표 농특산물에 대해 소비자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친환경 농산물을 활용한 음료와 음식도 판매돼 더운 여름날에 ‘한 줄기 시원함’을 선사했다.

▲ ‘양구 잇(eat)장’이 30일 오후 국토정중앙면 도촌리 국토정중앙공원에서 열렸다. 파지 농산물 판매부스 모습. 이동명
▲ ‘양구 잇(eat)장’이 30일 오후 국토정중앙면 도촌리 국토정중앙공원에서 열렸다. 파지 농산물 판매부스 모습. 이동명

춘천에서 양구 잇장으로 일부러 찾아온 김모(60대) 씨는 “청정 농산물의 가격이 저렴해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민간 주도의 행사이기는 하지만 다음에는 행정에서도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고, 더 넓은 공간에서 더 많은 농산물이 준비되는 등 규모가 커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흥원 양구군수 등 지역인사들도 바쁜 일정 속에도 잠시 들러 부스를 돌며 체험활동 등을 했다.

▲ ‘양구 잇(eat)장’이 30일 오후 국토정중앙면 도촌리 국토정중앙공원에서 열렸다.사이문화예술연구소가 양구농산물을 주제로 팔찌,스템프 제작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동명
▲ ‘양구 잇(eat)장’이 30일 오후 국토정중앙면 도촌리 국토정중앙공원에서 열렸다.사이문화예술연구소가 양구농산물을 주제로 팔찌,스템프 제작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동명

노르웨이 등 외국에서 생활하다 한국에 입국해 양구에 정착한 ‘오슬로폴아저씨’ 이재화(65) 씨는 행사 주최의 의미에 대해 “외국의 경우 파지 농산물 판매가 자연스러운데 양구의 경우 시골 농민들이 파지 농산물을 판매하는 일을 쑥스러워 한다”며 “사과를 사러 갔다가 흠집 생긴 사과들이 과수원에서 썩어가는 모습이 마음 아팠는데, 잇장이 더욱 자리잡고 확대돼 시골 할머니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못난이 농산물을 가져와 판매할 수 있는 마당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예비사회적기업인 까미노사이더리는 2020년부터 매년 잇장을 운영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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