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급등 알뜰소비 이슈 부각
설문서 94% 일상물가 상승 체감
도내 상승률 7.6%로 역대 최대치
알뜰소비 지역화폐·공공앱 활약
최근 강원상품권 1시간만에 완판
외식물가 상승 대형마트 최저가 도전
온라인·홈쇼핑 ‘알뜰’ 소비족 선점
기한임박·리퍼제품 가성비 앞세워
‘강원더몰’ 최대 50% 추석 기획전

고물가 시대 알뜰 소비 경향이 커지면서 소비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티몬은 최근 고객 7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5%는 1년 전보다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94%는 일상생활에서 식·생활용품을 구매할 때 물가 상승이 느껴진다고 응답했고 지난해 대비 물가 변화가 크다고 생각하는 항목은 식비(8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알뜰 소비 경향이 커지면서 쇼핑할 때 가격(36%)을 중점적으로 고려한다는 사람이 많았고 2명 중 1명은 온라인 쇼핑 빈도가 늘었다고 답했다. 강원지역 소비자들도 알뜰소비를 위해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고물가에 바뀌어가는 알뜰소비 이슈를 분석해봤다.

■ 조금이라도 싸게 사자… 지역상품권 당일매진

강원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6%로 사상 최악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도내 지역상품권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일 판매된 모바일 강원상품권은 당일 오전 10시 11분에 60억원 물량이 모두 완판됐다.

지난 2016년 발행된 강원상품권은 초기에는 판매액이 매년 급감하며 모바일 상품권 결제시스템 도입을 놓고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현재는 침체된 유통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강원상품권은 코로나19확산시기 도내 소비 위축이 벌어지자 할인이벤트 등을 시작해 해결사의 역할을 했다. 이어 올해도 10% 할인된 가격에 모바일 강원상품권 판매에 돌입했다. 지난 1월 3일 한도를 1인당 월 50만원으로 잡았으나 높은 할인율에 85억원의 물량이 5일 만에 모두 소진됐다. 이에 강원도는 1월 24일 2차 판매에 나섰고 40억원 물량이 당일 오후 2시 25분에 끝마쳤다.

이후 3월부터는 할인율을 5%, 1인당 월 30만원으로 축소·제한했으나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라 인기는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 5월 오후 4시 이전에 조기 소진됐으며 6월 오후 1시 20분, 7월 11시 11분, 8월 10시 11분 등 시간도 점차 짧아지고 있다.

지난 7월 강원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6%로 전국 최고치에 이어 지난 4월부터 5%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조금이라도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지역 상품권으로 손이 갈 수밖에 없어 시간이 짧아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원상품권 뿐만 아니라 춘천사랑상품권(10% 할인)도 종이(11억원), 모바일(22억원)로 매월 33억원을 준비하고 있으나 각각 1시간, 30분 이내에 매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주도 할인이 적용되는 모바일의 경우 4시간 안에 모두 소진되며 콘서트 티켓팅만큼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도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외식비 증가로 이어지게 됐고, 코로나19로 인해 배달문화가 우리의 삶에 더 밀접하게 다가오며 강원도 배달앱인 ‘일단시켜’의 쿠폰 이벤트도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일단시켜는 지난 1월 19일 도내 18개 전 시·군에 문을 연 후 현재 가입자 수는 9만여명, 주문 건수는 34만건으로 집계됐다. 누적 매출액은 1년 6개월만에 77억원을 넘어서며 올해도 43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33억1800만원)대비 10억원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일단시켜의 경우 중개수수료와 광고비, 가입비가 없어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덜어줘 큰 호응을 끌고 있지만 다른 플랫폼에 비해 소비자의 이용이 적다는 불만이 나왔다. 이에 일단시켜는 매주 목요일마다 3000~5000원 할인금액을 적용하는 ‘일단시켜 불목쿠폰’을 발행했으며 당일 오후 5시 이내에 모두 조기 마감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강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것이 사실이라 도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에 따른 지역화폐, 일단시켜 쿠폰 등의 이용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유통업계 할인전쟁 소비자 선점 나선다

‘런치플레이션’(런치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외식물가가 상승하면서 대형마트 즉석조리식품이 유통업계의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에서는 지난 6월30일 6990원에 내놓은 ‘당당치킨’이 초복에만 1만7000마리가 팔리며 지난달 21일까지 18만9000마리 판매되는 등 ‘가성비’를 내세운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도 지난달부터 9980원에 ‘5분 치킨’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5분 치킨 출시와 동시에 이마트의 7월 치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6%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한 마리 반 구성인 ‘New 한통가아아득 치킨’을 1만5800원에 선보이고 있다. 월 평균 3만5000개 이상 판매되며 롯데마트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대량 구매로 매입 가격을 낮추고 직접 조리·마진 축소 등으로 저렴한 가격의 치킨을 선보이며 최근 ‘고급치킨값 3만원 시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유통업계에서도 가성비를 앞세운 이벤트로 알뜰소비족들을 선점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유통기한 임박 상품이나 리퍼 제품을 최대 80% 할인하는 ‘알뜰 쇼핑’ 행사를 확대, 매월 100개 이상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선정해 최대 80% 할인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GS프레시몰에서는 지난달 ‘에브리데이굿프라이스’ 기획전을 선보이고 선호도가 높은 필수 식재료, 생필품 등 30여종을 선정해 하루 단위로 가격을 모니터링해 온라인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다. 마켓컬리에서는 올해 상반기 판매량 상위 10개 품목 중 6개가 온라인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이른바 ‘최저가 도전 상품’이었다.

편의점업계도 단순한 가격 할인에서 더 나아가 ‘최저가’, ‘초저가’를 내세운 상품들을 앞세워 홍보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초저가 자체브랜드(PB)인 ‘굿민’을 내놓고 달걀과 삼겹살, 대패삼겹살, 두부, 콩나물 등 5종을 대형마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GS25는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브랜드 ‘GS더프레시’의 초저가 PB인 ‘리얼프라이스’ 상품 중 위생장갑과 키친타월 등 공산품 6종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CU는 초저가 상품 라인인 ‘득템’ 시리즈를 식품이외 상품으로 확대했다.

강원도도 대표 온라인 쇼핑몰 ‘강원더몰’을 활용해 9월6일까지 추석 특별기획전을 실시한다. 이번 행사에는 강원더몰 입점 190개 기업이 참여하여 총 400개품목을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하며 다양한 특가·테마 할인을 진행한다. 또 지난 6월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 오후 7시 각각 1시간, 1일 2회씩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고 있다.

강원더몰 홈페이지에서 방송이 종료된 이후에도(7일 내외)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해 지난 7월에는 양양 민물장어, 진부령 황태 등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해 총 매출액 9600만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정우진·황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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