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리의 다른 이름은 슬픔의 강

후미진 기슭의 돌 기념비는

강물에 떠서 흘러간 통곡의 기록



열강의 대표들이 웃고 떠들던 헤이그 잔칫집에서

참혹했던 세 밀사 중

연해주로 돌아와 임시정부를 세운 남자, 이상설



모여든 동지들은 마른 국화처럼 자꾸 흩어지고

아무리 애를 써도 독립은 아득한 희망

나라를 회복하지 못했으니 면목이 없다

-내 뼈를 강에 뿌려다오

하여 뼛가루로 쏟아진 그의 마지막 소원

-강물이여 흘러라

조선으로, 저 남쪽바다에 닿을 때까지-



비 아래 흩어진 담배꽁초, 빈 보드카 병들

신발 밑창에 쩍쩍 들러붙는 붉은 진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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