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형 양구 국토정중앙교회 목사
이도형 양구 국토정중앙교회 목사

기록적 폭우와 북부지역의 빙하가 녹는 현상으로 국토의 3분의 1이 침수된 파키스탄에 대한 인터넷 뉴스를 접하면서도 사실 “그런가 보다”하며 지나치려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국제기아대책기구의 문자 메시지 한통을 받으며 외면할 수 없는 내적 부르심을 느꼈습니다.

‘희망친구 국토정중앙교회 후원자님, 역사상 최악의 재난! 기록적인 폭우로 국토의 3분의 1이 침수된 파키스탄은 국가 비상 사태가 선언되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최악의 폭우로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고, 수인성 질병과 전염병으로 고통 속에 있는 파키스탄과 함께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파키스탄의 재앙은 기후변화를 일으킨 선진 국가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물에 잠겨버린 농경지로 향후 극심한 식량난까지 예상되는 파키스탄을 위해 우리가 힘을 모아 도와야 할 때입니다.’

이러한 내용의 문자를 보고 지인 분들과 교우들께 파키스탄 돕기 이웃사랑헌금을 9월 둘째주에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그 주간에 다른 교인 네 분이 55만원을 보내오셨습니다. 또 주일 예배시 다음 주에 헌금을 하겠다고 하자 두 분이 미리 참여해 주셨습니다.

주중에 교우분들께 문자 메시지로 한번 더 공지했지만, 염치없는 목사의 빈번한 요청이기에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 였습니다. 그렇게 한주간이 흘렀고 18일 주일 예배를 마치고 이웃사랑헌금 봉투를 합산해 보니 본 교회 교우분이 총 24명 참여해 주셨습니다. 출석교인의 3분의 2가 참여하신 셈이고 가정별로 보면 대부분 함께 하신 것입니다.

파키스탄 돕기 모금에 적게는 2000원에서 많게는 30만원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형편과 처지에 따라 고통당하는 지구촌의 이웃을 위해 손 내밀어 주시고자 하는 따뜻하고 선한 마음의 결정체가 봉투 속에 담겼음을 느낍니다.

비록 파키스탄이라는 국가는 인구의 97%가 이슬람 교도지만, 원치 않는 재난 앞에서 종교를 초월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는 것이 성경적 가르침이라는 마음으로 또 다시 깃발을 들었습니다. 귀한 28명 분의 소중한 마음 마음을 합산한 124만 7000원을 지난 19일 국제기아대책기구로 보냈습니다. 돈의 가치는 상대적이기에 보는 관점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지겠지만, 농촌교회 교우분들의 피땀 같은 것이기에 저로서는 너무나 고맙고 더불어 송구한 마음입니다.

혹자는 국내에도 수해를 입은 분들이 많은데 낯선 나라를 굳이 도와야 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일 그러한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72년 전 6·25 전쟁시 서방 세계의 인도주의적 구호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진정한 사랑과 복음의 가르침은 인종이나 피부색을 뛰어넘기 때문입니다.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분들에게 머리 숙여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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