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팬들, “축구협회 부회장직에서 내려오라” 격앙

▲ 강원FC 대표이사에 내정된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 강원FC 대표이사에 내정된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이영표 대표 후임으로 강원FC 대표이사에 내정된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최근 파울루 벤투 감독을 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축구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일부 극성 축구팬들은 김병지 부회장을 향해 “축구협회 부회장직에서 내려오라”는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한국이 16강전에서 패배한 지난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나왔다.

김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벤투 감독의 재계약에 대해 “수개월 전 재계약 협상을 진행했었다. 아시안컵에 결과에 따라 추가 옵션 계약 기간이 주어졌던 것 같은데 벤투 감독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결과가 좋든 나쁘든 재계약은 힘들었을 것”이라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면 연봉(인상)이나 벤투 감독을 원하는 팀들이 많이 나오게 돼 대한민국이 잡기 힘들 것이고, 결과가 안 좋았다면 역대 (사례를) 봤을 때 팬들 여론이 받아들이지 않아 계약이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CBS라디오 유튜브 캡처
▲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CBS라디오 유튜브 캡처

논란이 된 부분은 벤투 감독의 성과에 대한 언급이었다.

김 부회장은 “4년을 준비하면서 벤투호에 염려스러운 부분이 사실 많이 있었다”며“세계 무대에서 빌드업 축구가 통할지, 이강인 선수가 뛸 수 있을지 등의 우려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월드컵에서 경기력이 좋았다. 4년 동안 벤투 감독이 보여줬던 선수 구성, 선수 교체 타이밍, 전술변화를 봤을 때 이번 월드컵은 완전히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강인의 투입부터 정말 놀랐고, 선수 교체 타이밍도 한 번에 3명을 교체하고 전술에 대한 반응도 상당히 빠르고 신속하게 결정했다”며 “4년 전에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안 했다고 보는데 이번 월드컵에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그대로 보여줘서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변화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 파울로 벤투 감독
▲ 파울로 벤투 감독

김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에 일부 축구 팬들은 벤투 감독의 업적을 폄하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김 부회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꽁병지tv’에는 비판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댓글 창에는 “인터뷰 진짜 너무 한 거 아닌가. 4년 내내 그 정도 했으면 됐지 다 끝나고도 이러나” “벤투는 정말 좋은 감독이었다. 축협에서 벤투를 깎아내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등의 성토가 빗발쳤다. 일부는 “이런 게 적폐다” “한국축구를 위해 부회장직 사퇴하라”는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강원FC는 오는 15일 이사회서 김병지 부회장을 신임 강원FC 대표이사로 선임하기 위해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연달아 개최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