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신경과 교수

매번 겨울마다 추위를 조심하라고 하지만, 올해 겨울은 유독 혹한이라고 부를 만한 추위인 듯하다. 연일 수도계량기 동파 사고에 주의하라는 안내문자가 날아온다. 이런 급격한 기온저하가 있을 때는 수도 말고도 우리 몸의 수도 사고도 조심해야 한다. 몸의 수도관, 혈관에 관한 이야기다.

뇌혈관질환은 흔히 뇌졸중이라는 말로 대체되기도 한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면서 뇌에 손상이 생기면 뇌경색이라하고, 혈관이 터지면서 뇌에 손상이 생기면 뇌출혈이라 한다. 겨울철에 우리 몸 주변의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상승한다.

이때 기존의 혈관 상태에 따라, 혈관벽이 약해져있던 사람은 혈압에 의해 혈관이 터지면서 뇌출혈이 발생하고, 동맥경화로 혈관이 이미 좁아져 있던 사람은 혈관의 수축이나 추가 혈전으로 혈관이 완전히 막혀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기존에 혈관벽이 약해진 것, 동맥경화가 있는 것만으로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이 뇌졸중이 발생한 그 순간에야 증상을 느끼기 시작한다. 뇌졸중을 ‘침묵의 저격수’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렇듯 갑자기 발생한다는 것도 무섭지만, 빠르게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이 남게 된다는 것도 뇌졸중의 무서운 점이다.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후 3시간으로, 이 시간 내에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면 뇌세포의 손상을 중단시켜 후유증을 적게, 심지어는 후유증 없이 발생 전과 같은 상태로 회복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뇌졸중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는 바로 응급실로, 특히 수술과 혈관재개통술등의 시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내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신경과, 신경외과 응급진료가 24시간 가능하며 빠른 진단과 영상검사로 급성기 뇌졸중 환자에게 최단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혈관내의 혈전을 스텐트를 통해 제거하는 기계적 재개통술도 시행하고 있다. 응급실 치료 후에도 뇌졸중 집중치료실 등의 병실을 따로 운영 중이다.

뇌졸중 발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한쪽 팔다리 혹은 안면 마비, 갑작스런 언어장애, 갑작스런 시야장애, 갑작스런 어지럼증이나 심한 두통이 있다. 이런 증상이 발생했을 시 빠른 시간 내에 응급실로 내원하여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뇌졸중의 발생 전 예방도 중요하다. 미리 혈관 건강에 대해 주의하면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 실제로 뇌졸중은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자와 60~70대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해당하는 분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술, 담배를 하지 않고 음식도 골고루 짜지 않게 먹어야 한다.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고 정기적으로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뇌졸중과 심근경색증의 응급증상을 미리 알아두고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119를 부르는 것은 환자를 살리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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