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야외공연장·주차장 조성
“내부 숙의과정 거쳐 신중 결론”
아친, 과정·판단근거 공개 요구

속보=보존사업 지속 여부를 두고 찬반 논란에 휩싸인 원주 아카데미극장(본지 4월 11일자 11면 등)이 철거된다. 원강수 시장은 1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회견을 갖고 “아카데미극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야외공연장과 주차장을 조성하겠다”며 “시 최고 정책심의기구인 시정조정위원회 의결 결과를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극장 보존이 향후 시 재정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로 시가 사업 중단 및 재검토에 나선지 약 8개월 만이다.

원 시장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재래시장 상인회 등 시민 의견을 청취하고 외부 전문가로 TF팀을 구성,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다”며 “내부 숙의 과정을 통해 신중을 기해 내린 결정임을 양지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외공연장에서는 재래시장 및 5일장과 연계한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주차 공간을 확보해 시장 접근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극장 옆 중앙동 도시재생사업으로 건립되는 문화공유플랫폼의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고 전시관 운영 및 활용방안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원 시장은 “극장 복원 시 사업비와 운영비 명목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보존 후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해서 사업을 바로 중단할 수도 없다”며 “엄청난 매몰비용을 안고 울며 겨자먹기식 운영을 이어간다면 예산 낭비 사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카데미의 친구들(이하 아친)’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아친’을 만나 보존 의견을 검토하겠다던 시가 시정정책토론 청구에는 대답도 않고 하루 만에 철거를 발표했다”며 “8개월 가까이 끌어온 재검토가 형평성을 저버린 불공정 숙의과정이었다는 것을 시가 증명했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철거라는 짜놓은 각본에 ‘아친’을 들러리로 세운 것 아니냐”며 시에 위원회 구성 및 논의과정, 판단근거 공개를 요구했다. 권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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