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랩페스타 사흘간 12만명… 지역별 특화 기대

지역에서 개최하는 미식 행사가 관광 활성화에 효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양구곰취축제와 동해항 크랩 축제, 지역 산나물 축제에 인파가 몰려 봄철 반짝 특수를 창출했습니다. 이들 행사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전국에 지역을 홍보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축제장 뿐 아니라 인근 상가에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져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먹거리 행사는 도시인들의 미식에 대한 관심을 지역으로 연결하는 효율적인 여행 콘텐츠입니다. 기존 축제는 더욱 특화하고, 관광객의 기호에 맞춘 새로운 행사도 시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5~7일 동해시 북평에서 열린 ‘2023 동해항 크랩킹 페스타’는 미식 축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3일 동안 무려 12만명이 입장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개막일인 5일 어린이날 연휴 기간 가족 단위 방문객을 비롯해, 추암 해변과 리조트를 찾은 관광객들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높였습니다. 무엇보다 크랩 축제 자체가 관광객을 부르는 요인이 됐습니다. 축제장은 저렴한 값에 크랩류를 구입하려는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1시간 가까이 기다려야만 대게를 구입할 수 있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열린 양구 곰취 축제도 흥행을 거두었습니다. 서천 레포츠공원 일원에서 개최한 곰취 축제에는 사흘 동안 6만2991명이 방문했습니다.

올 11월 원주에선 미식 관광을 겨냥한 ‘원주 만두 축제’가 선보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중앙동 전통시장 일원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만두 만들기 체험, 만두 많이 먹기 대회, 만두 레시피 경연, 음식점 부스 운영, 문화예술공연 등이 마련됩니다. 1970년대 시장 골목에 한, 두 집 있던 만둣가게는 현재 50여 곳으로 늘었으며, 대부분 옛 방식으로 빚어 역사성도 지니고 있습니다. 축제의 흥행은 물론, 만두 먹거리촌 홍보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식 관광과 먹거리 축제는 이제 소홀히 할 수 없는 여행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예산으로 조성한 레저시설보다 유명 맛집 한곳이 지역 경기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현대인의 관광 기호가 진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식 콘텐츠의 지평은 무한합니다. 위생과 안전을 보장한다면, 지역마다 다양한 미식 축제를 열어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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