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16차례 지진, 보여주기식 아닌 대응력 키우길

강원도내 민간건축물 내진율이 11%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대책이 시급합니다. 최근 한달사이 동해안 해역 및 내륙에서 4.5~2.0 규모 지진이 16차례 연이어 발생하면서 경각심이 큰 가운데 내진설계가 된 민간건축물은 10건 중 1건에 지나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전국 평균 15.2%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실적입니다. 공공건축물에 대한 내진설계율도 21%에 지나지 않아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큽니다. 공공과 민간 양측 모두 낮은 내진율은 생명과 재산 피해를 초래하므로 이번 연이은 지진을 계기로 재난에 본격 대비하는 조치가 실질적으로 강구돼야 합니다.

5월 15일 오전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중규모인 4.5였습니다. 이날 지진을 느꼈다는 도내 신고는 18건이 있었습니다. 경북 3건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치입니다. 4월부터 동해안 해역 및 내륙에서 발생한 2.0~4.5 규모 지진은 16차례입니다. 지진 재난에 대한 긴장감이 커진 반면 극히 저조한 내진율 수치는 그야말로 생명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하고 있습니다. 강릉, 동해 등 동해안 시군에서는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케이블카, 출렁다리, 걷기시설 등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습니다. 단순히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질적으로 지진 취약 구간 및 유형별 사례를 세밀하게 점검 분석한 보완책이 나와야 합니다.

내진 설계 적용 대상 건축물 중 95%가 민간부문인데, 공사비를 앞세우며 내진 설비를 기피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민간건축물의 내진 보강은 권고사항인데다가 취득세 감면 등 혜택이 적기 때문입니다. 행안부의 ‘지진 안전 시설물 인증’ 현황을 보면 도내는 정선의 강원랜드 콘도와 카지노 등 10개 시설에 지나지 않습니다. 21년부터 강원도에서 민간 다중 이용건축물에 대한 지진 안전 평가를 장려하며 사업비의 90%를 지원 중이지만, 최근 2년간 3곳에 그친 상태입니다.

내진설계 대상이 아닌 곳도 점검 목록에 들어가야 합니다. 하천 제방이 붕괴될 경우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동해안 시군에서는 해상 및 해안을 따라 각종 관광시설물을 대거 신설 확충했습니다. 민간에서도 해변 경관을 최대한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해안선 가까이 고층 숙박시설과 주택, 상가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지진 예보 및 경보시스템이 강화돼야 하며, 지진과 해일 경험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한 정밀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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