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의 한 양봉농가에서 꿀벌들이 쉴 새 없이 벌통을 오가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 춘천의 한 양봉농가에서 꿀벌들이 쉴 새 없이 벌통을 오가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꿀벌 폐사의 후폭풍으로 당장 수분을 진행해 열매를 맺어야 하는 강원지역 과수, 채소 농가들도 난감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채밀기간 이후 한국양봉협회에서 꿀벌 폐사농가 수를 조사한 결과 강원지부 회원 1234개 농가·10만4725개 벌통 중 653개 농가·5만8018개 벌통이 폐사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벌통으로만 따지면 약 55.4%가 피해를 입은 셈이다. 지난 2022년에도 도내에서만 2만8777개의 벌통에서 폐사 피해가 발생하는 등 문제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꿀벌 폐사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건 양봉농가뿐이 아니다. 강원도내 과수 및 채소 농가들도 수분을 위해서는 꿀벌이 필수적으로 필요하지만 꿀벌 자체가 없다보니 벌 한 통을 빌리거나 구입하는데 비용도 두 배 가량 오른 상황이다.

춘천에서 오이와 방울토마토 농가를 짓고 있는 박모(43)씨는 “원래 채소 농가의 경우 이 시기에 벌을 양봉농가에서 빌려다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원래 빌리는 금액이 1통에 6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2만원까지 올랐고 이마저도 구하기 어려우며 구한다고 해도 꿀벌들이 너무 많은 농가를 다니다보니 제대로 일을 못한다”고 토로했다.

원주에서 사과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52)씨도 “날이 따뜻해 이미 사과나무에 꽃은 다 폈는데 수정을 못하니 열매를 맺을 수가 없다”며 “사람을 써서 일일이 붓으로 수분을 해주려고 알아보면 일당도 15만원씩 부르니 가족들끼리 밤낮으로 최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강원지역 일부 시·군에서는 드론을 이용한 인공수분 시범사업을 시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춘천시농업기술센터는 올해 지역내 17개 사과 농가를 대상으로 드론을 이용한 인공수분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평창군농업기술센터의 경우에도 지난해부터 시행했고 참여 농가는 2곳에서 8곳으로 늘었다.

춘천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우선 올해 시범사업으로 진행했고 추후 사업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꿀벌 상황, 수분율 등을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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