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점 개인전 ‘연(然)… 거닐다’
내일까지 춘천 문화공간 역 전시
장애활동가 아내 초상화 눈길
농촌 풍광·연대의 가치 등 조명

전시장에 걸린 박영림 늘해랑보호작업장 대표의 초상 앞에 선 유해점 작가·박영림 대표 부부
전시장에 걸린 박영림 늘해랑보호작업장 대표의 초상 앞에 선 유해점 작가·박영림 대표 부부

최근 남춘천역 아래 전시장 ‘문화공간 역’에 ‘아무도 배제되지 않는 삶’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걸렸다. 오는 8일까지 열리는 유해점(63) 화가 개인전 ‘연(然)…거닐다’의 전시작 중 하나다.

유 화가가 그린 이 작품에는 30여년 전 아내의 초상화가 담겼다. 그의 아내는 박영림(63) 춘천 늘해랑보호작업장 대표. 평생 장애인복지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내온 지체장애인 당사자이자 춘천시 장애인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맡아 활동해 온 장애인활동가다.

유해점 작, ‘대화가는 길’.
유해점 작, ‘대화가는 길’.

휠체어를 탄 박 대표와 함께 작품 앞에 선 유 화가는 “연애하기도 전의 아내 모습이 찍힌 사진을 3년 전 화실에서 우연히 발견해 그린 작품”이라며 “오랜시간 함께 살아온 사람으로서 아내를 보면 ‘차별받지 않는 삶, 배제되지 않는 삶’이라는 문구가 떠오른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올해 결혼 30주년을 맞는 동갑내기 부부의 인연도 작품명과 멀지 않다. 박 대표는 “제1회 장애인행사를 춘천에서 개최할 당시 포스터 그림이 필요해 의뢰할 곳을 찾다가 남편을 처음 만났다”고 했다. 유 화가는 춘천 삼육초교 미술교사를 거쳐 강원대 미술대학 강사 등을 뛰며 전업작가로 활동하던 중이었다. 사회운동을 해오던 박 대표와 화실에서 그림 그리던 유 화가는 그렇게 만났다. ‘아무도 배제되지 않는 삶’의 중요성을 외쳐 온 박 대표의 작품 속 얼굴에는 표정이 없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같은 얼굴과 모습으로 소외와 배제 없는 사회를 꿈꾼다.

유 화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유화 및 수채화 등 30여점을 선보이는 가운데 ‘연대’, ‘평등’ 등의 가치를 제시한다. 춘천 풍경을 100호 캔버스에 펼친 작품 ‘봄’을 비롯, 농촌 구석구석에서 발견한 자연풍경 등도 볼 수 있다. 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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