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덟 번째 방’ 개정판 출간
강릉 출신 김미월 첫 장편 작품

2010년 출간된 강릉 출신 김미월 작가의 첫 장편소설 ‘여덟 번째 방’ 개정판이 나왔다.

꿈을 찾기 위해 독립을 선언하고 집을 나온 스물다섯 살 복학생 ‘영대’는 허름하고 비좁은 지하방에서 전에 살던 사람이 남기고 간 노트를 발견한다. 평생 꿈 없이 살아왔던 영대는 자신보다 다섯 살 많은 노트의 주인 지영의 이야기에 홀린 듯 빠져든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로 시작되는 노트는 서른 살 청년 ‘지영’이 처음 서울에 올라와 혼자 살게 되었던 스무 살 시절부터 거쳐 온 방들을 추억하며 쓴 글이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두 인물의 겹서사와 더불어 적당히 느슨한 연결성이 독자의 심정에 스며드는 느낌이다.

작가는 개정판을 통해 “내 가난한 이력서의 유일한 장편소설”이라며 “집필 당시 나는 지영처럼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춘천, 원주, 서울, 전남 강진, 스페인 마드리드 등을 떠돌며 썼다”고 했다. 삐삐, 미니홈피, 카세트테이프, 라디오, MP3, 폴더폰 등 과거의 일상 속 물건과 작가가 응시하는 평범하고 쓸쓸한 인물들이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변하지 않는 것은 변변한 방 한 칸 구하기 어려운 청년들의 현실 정도일까.

이 작품은 2011년 신동엽문학상 수상 당시 “젊은 세대의 삶과 고뇌를 진중하게 탐구하면서도 절망에 사로잡히지 않는 경쾌한 긍정의 세계관”이라는 평을 받았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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