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활동 강기희 작가 별세
숲속 책방 운영 중 암 투병생활
‘동강에는 쉬리가…’ 등 출간
댐 건설 백지화 등 환경운동도

▲ 강기희 작가 별세
▲ 강기희 작가 별세

“행복했습니다. 징징 울지 않습니다. 웃을랍니다.”

정선의 오지마을 덕산기 계곡에서 작품활동을 하며 책방도 운영해온 강기희 소설가가 1일 별세했다. 향년 59세. 1964년 정선에서 태어난 고인은 정선고와 강원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문학 21’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장편소설 ‘아담과 아담 이브와 이브’, ‘동강에는 쉬리가 있다’, ‘은옥이’, ‘도둑고양이’, ‘개 같은 인생들’, ‘연산의 아들, 이황’, ‘위험한 특종-김달삼 찾기’, ‘이번 청춘은 망했다’와 시집 ‘우린 더 뜨거워질 수 있었다’를 펴냈다. 고인의 마지막 저서는 지난 6월 출간된 ‘정선’이다. 고향 곳곳을 안내하는 인문여행서다. 1998년 동강 댐 건설 백지화에 앞장섰으며 도암댐 해체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2017년부터 정선 덕산기 계곡에서 숲속책방을 운영해 왔다. 민족작가연합 상임대표, 한국작가회의 이사 등을 지냈고 2021년 10월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후에도 이곳에서 작품 활동에 매진했다.

지난 6월 열린 숲속책방 재개관식에서 고인은 “좋은 사람은 함께 만나서 교류해야 한다”며 “숲속책방은 우리들의 것이니 함께 지켜나가 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말을 남겼다.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시 ‘스님은 출타 중’과 함께 “후회는 없구요. 운명이라 받아들입니다. 걱정들 고맙구요. 행복했습니다. 징징 울지 않습니다. 웃을랍니다”고 글을 남겼다.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김별아(강원문화재단 이사장) 소설가는 “더 이상 아프지 않은 곳에서, 좀 있다 다시 만나자”고, 박경하 시노래 가수는 “아픔 없는 곳에 계세요”라고 추모했다.

‘숲속책방’은 부인 유진아 작가가 운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유족으로 부인 유진아씨와 아들 강승범 씨가 있으며 빈소는 정선군립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정선문화연대 주관으로 장례가 치러지며 발인·영결식은 3일 오전 10시에 갖는다. 장지는 덕산기 선산.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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