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악산 대청봉 지척에 자리잡고 있는 중청대피소는 설악산에서 연중 가장 많은 탐방객이 이용하는 대피소다
▲ 설악산 대청봉 지척에 자리잡고 있는 중청대피소는 설악산에서 연중 가장 많은 탐방객이 이용하는 대피소다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는 탐방객들에게 쉼터 역할을 하던 중청대피소가 철거될 예정이다.

국립공원공단 및 산악인 등에 따르면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지난 25일 홈페이지 알림을 통해 오는 10월 1일부터 중청대피소 철거 및 신축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며, 중청대피소의 숙박기능은 오는 9월 30일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철거되는 중청대피소는 지난 1983년 처음 설치됐고 1994년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그러나 그동안 시설노후화로 인해 시설안전도 D등급 판정을 받은 점과 경관 및 고산 환경훼손 등의 이유로 철거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2017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전 국회의원이 “중청대피소가 대피소 기능을 하지 않고 숙박시설처럼 비정상적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환경도 오염시키고 있다”고 지적하자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2019년 ‘국립공원공단 대피소 관리계획’을 발표하며 중·장기적으로 국립공원 내 20개 대피소의 숙박 및 매점 기능을 폐지하고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설악산국립공원 사무소 관계자는 중청대피소 철거 및 신축공사와 관련, “노후된 기존 중청대피소를 철거하고 신축건물을 짓게 되지만 이전처럼 숙박기능으로는 활용하지 않고 순수 대피소 기능만 하게된다”며 “당초 완전 철거계획이 있었지만 산악인 등의 의견을 수렴해 대피소 기능을 위한 신축건물을 짓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악인들 사이에서는 중청대피소의 숙박시설 기능이 사라지면 설악산 대청봉을 등반하는 탐방객들의 안전에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정보 설악산악연맹 회장은 “중청대피소에서 숙박이 안되면 희운각대피소나 소청대피소 등을 이용해야 하는 데 2시간 가까이 내려가는 길이 무척 가팔라 위험요인이 크다”며 “특히 초보자들의 경우 오색이나 한계령에서 대청봉으로 올라오다 보면 다리 힘을 전부 소진하게 돼 내려가는 길에 실족사고 위험이 클 뿐만 아니라 북서풍이 매섭게 부는 지형특성 때문에 탈진상태에 빠질 우려도 높다”고 말했다.

한편 수용 인원 100명의 중청대피소 숙박기능을 대신할 희운각 대피소는 현재의 수용 인원 30명에서 80명 규모로 증축공사가 진행중이며 올해 안에 공사가 마무리될 계획이다. 김창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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