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작품 완성도 높은 평가
‘양림동 소녀’ 등 2편 심사위원상
영화제 폐막, 독립영화 조명 성과

▲ 2023춘천영화제가 11일 커먼즈필드 춘천에서 폐막식을 갖고 5일간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노도현 감독이 심사위원 대상, 오재형·임영희 감독과 김효준 감독이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 2023춘천영화제가 11일 커먼즈필드 춘천에서 폐막식을 갖고 5일간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노도현 감독이 심사위원 대상, 오재형·임영희 감독과 김효준 감독이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2023춘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에 노도현(28) 감독의 영화 ‘타인의 삶’이 선정됐다.

춘천영화제는 11일 커먼즈필드 춘천에서 한국단편경쟁 부문 시상식과 폐막식을 함께 갖고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영화제 기간 총 16편의 단편영화가 경쟁한 결과 노 감독의 미스터리 스릴러 ‘타인의 삶’이 최고상에 뽑혔다. 심사위원상은 △오재형·임영희 감독의 ‘양림동 소녀’ △김효준 감독의 ‘자르고 붙이기’가 차지했다.

노 감독은 “아직 어린 나이라고 생각하지만 점점 무엇이 정답이고 옳은지 알 수 없는 세상이 되어가는 것을 느낀다”며 “이런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내면에 대한 고찰이라는 관점에서 영화를 제작했는데 이같은 생각이 영화제를 통해 일부 동의받은 것 같아 기쁘다. 영화 제작은 외로운 일이지만 정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물 간 대화로 서사를 끌어가는 이 작품은 완성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윤재호 심사위원은 “억지로 만들려 하지 않는 자연스러움과 단순함이 단편영화 매체 특유의 미니멀리즘을 잘 살려낸 작품”이라며 “오로지 대화를 통해 만들어내는 묘한 감정은 관객의 입장에서 흥미로운 대목이었고, 아울러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평했다.

모자가 연출한 오재형·임영희 감독의 ‘양림동 소녀’는 어머니 임영희 감독의 삶을 그의 그림과 함께 보여주면서 개인의 삶과 한국 현대사를 겹쳐 떠오르게 한다. 임 감독이 그림과 내레이션, 오 감독이 편집과 피아노 연주를 맡았다. 양흥주 심사위원은 “주인공 임영희 선생의 삶이 주는 정서적 울림이 압도적인 작품”이라고 평했다. 오재형 감독은 “어머니 공동 연출을 했지만, 사실 온 가족이 만든 영화”라며 “아버지는 타이틀 디자인, 누나는 영어 번역을 맡았다. 100퍼센트 가내 수공업 독립영화인 셈인데, 이렇게 만든 영화가 인정 받을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임 감독은 오 감독을 통해 “낭만의 철길 따라 아름다운 춘천에서 ‘양림동 소녀’가 빛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 2023춘천영화제가 11일 커먼즈필드 춘천에서 한국단편경쟁 부문 시상식과 폐막식을 갖고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 2023춘천영화제가 11일 커먼즈필드 춘천에서 한국단편경쟁 부문 시상식과 폐막식을 갖고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또다른 심사위원상 수상자 김효준 감독은 ‘자르고 붙이기’를 통해 “확고한 작가주의적 형향을 지닌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윤단비 심사위원은 “감독의 차기작과 미래를 기대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친척이 사셔서 어릴 적부터 자주 왔던 춘천에 오랜만에 와서 영화제를 즐겼다”며 “춘천에서 영화를 찍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그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다음 작품으로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대상에는 700만 원, 심사위원상에는 400만 원이 트로피와 함께 수여됐다. 영화제는 수상자들에게 춘천지역 ‘전통주조 예술’에서 협찬한 전통주도 선물했다.

올해 ‘영화의 봄, 낭만의 가을’을 주제로 열린 2023춘천영화제는 ‘이성규 영화상’을 제정하고, 국내에서 주목받는 독립영화계 및 지역 감독의 참여 폭을 넓히며 초기 개최 취지를 살렸다. 강원에서 활동하는 활동 김혜나 배우가 주연작 ‘그녀의 취미생활’, 연출작 ‘시기막질’로 참여했고, 강릉 활동 이마리오 감독은 이성규영화상의 첫 수상자가 된데 이어 영화 ‘작은정원’도 선보였다. 유진규 마임이스트도 ‘요선’을 통해 영화제와 함께 했다. 유명 영화인들이 지역 관객과 만나는 장으로도 활용됐다.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도인권센터와 함께 마련한 ‘차근차근 상영전’은 지역 이슈와 영화 작품을 결합하고 지역 활동가 등으로 토크 프로그램을 마련, 영화를 통해 사회적 의제를 살피는 등 영화제의 역할을 넓히기도 했다.

지역 대학생의 호응과 함께 일본·중국·대만·프랑스 등에서 온 해외 팬 등 인파가 영화제 기간 영화간 로비를 가득 메우기도 했다. 박선정 홍보마케팅팀장은 “아침부터 불 꺼진 영화관 앞에 대기줄이 이어져 놀랐다”며 “해외 팬 등의 관람 문의가 이어지는 등 호응이 높았다”고 했다. 이승욱(26) 자원봉사자는 “강원대나 한림대 학생들의 방문이 많았다. 영화 유통 쪽 취업을 준비하는데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며 “쉽게 갈 수 있는 지역 영화제 등 문화행사가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춘천영화제는 개최 10년을 맞아 독립영화를 조명하는 초심으로 돌아간만큼 강원 대표 영화제로 나아가기 위한 기틀을 마련할 방침이다. 박기복 춘천영화제 이사장은 본지에 “변화와 함께 다양한 시도를 했던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기획력 있는 이슈를 명확히 마련해 나가겠다”며 “유명 감독과 배우 등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섭외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주영

사진설명 = 2023춘천영화제가 11일 커먼즈필드 춘천에서 폐막식을 갖고 5일간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노도현 감독이 심사위원 대상, 오재형·임영희 감독과 김효준 감독이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사진설명 = 2023춘천영화제가 11일 커먼즈필드 춘천에서 한국단편경쟁 부문 시상식과 폐막식을 갖고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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