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회 춘천국제고음악제 개막
대만·싱가포르 연합 앙상블 구성
첫 내한 리코더 명인 오버링어 호연

▲ 춘천국제고음악제가 지난 15일 춘천문예회관에서 개막했다. 오른쪽 사진은 퇴계성당에서 열린 아시아의 바로크 음악 공연 모습.
▲ 춘천국제고음악제가 지난 15일 춘천문예회관에서 개막했다. 오른쪽 사진은 퇴계성당에서 열린 아시아의 바로크 음악 공연 모습.
▲ 춘천국제고음악제가 지난 15일 춘천문예회관에서 개막했다. 오른쪽 사진은 퇴계성당에서 열린 아시아의 바로크 음악 공연 모습.
▲ 춘천국제고음악제가 지난 15일 춘천문예회관에서 개막했다. 오른쪽 사진은 퇴계성당에서 열린 아시아의 바로크 음악 공연 모습.
▲ 제26회 춘천국제고음악제 개막공연 ‘위대한 거장들의 마스터피스’ 공연 모습.
▲ 제26회 춘천국제고음악제 개막공연 ‘위대한 거장들의 마스터피스’ 공연 모습.

바로크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은 과거의 재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연주자는 원전악기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해석을 통해 과거와 현시대를 잇는다. 올해 춘천 국제고음악제의 주제인 ‘미래를 위한 유산’이 바로 지금, 현재에 있는 이유다.

제26회 춘천국제고음악제(음악감독 최현정)가 지난 15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개막했다. 개막공연은 ‘위대한 거장들과 마스터피스’를 주제로 세계적인 리코더 연주자 도로테 오버링어와 하프시코드 연주자 올가왓츠가 협연하고 춘천국제고음악제페스티벌 앙상블이 함께했다. 찰스 애비슨의 ‘합주 협주곡 6번’을 시작으로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 비발디 ‘리코더 협주곡 441·443’, 바흐 ‘하프시코드 협주곡 3번’을 선보였다.

지난 13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진 도로테 오버링어는 풍부한 음량과 섬세한 표현 면에서 명인의 솜씨를 드러냈다. 나무로 만든 리코더의 특성상 대공연장에서 소리가 작게 들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플루트 이상의 긴장감 있는 속도감과 울림을 전했다. 오버링어가 독주 구간에서 여유있는 모습으로 고속의 운지와 텅잉을 연속해서 선보이자 관객들은 넋을 놓고 빠져들었다. 분석 보다 감상이 앞서나간 무대였다.

기존 국내 유명 고음악 단체 대신, 아시아 대표 고음악 앙상블로 꼽히는 ‘더뉴바로크컴퍼니(한국)’, ‘레드닷 바로크(싱가포르)’, ‘더 글림 앙상블(대만)’의 주요 솔리스트들로 구성된 춘천국제고음악제페스티벌 앙상블은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춘천국제고음악제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신선함까지 더했다.

16일 춘천 퇴계성당에서 열린 ‘아시아의 바로크 음악’ 공연은 아시아 고음악 연주자들의 가치를 증명했다. 한국·싱가포르·대만·일본 등 아시아 연주자 19명이 참여해 초연 300주년을 맞은 텔레만 ‘함부르크의 썰물과 밀물’을 시작으로 하세 ‘나의 괴로움이여 서둘러라’, 비발디 ‘두 대의 첼로를 위한 협주곡’, 헨델 ‘트럼펫을 위한 모음곡’, 비발디 ‘얼음처럼 차가워졌던 내 피를 느끼네’, 르벨 ‘개성적인 춤곡’을 선보였다.

▲ 지난 16일 국립춘천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환상의 바로크랜드’ 공연 모습.
▲ 지난 16일 국립춘천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환상의 바로크랜드’ 공연 모습.
▲ 지난 16일 춘천 퇴계성당에서 열린 춘천국제고음악제 ‘아시아의 바로크 음악’ 공연 모습.
▲ 지난 16일 춘천 퇴계성당에서 열린 춘천국제고음악제 ‘아시아의 바로크 음악’ 공연 모습.

바로크 바이올린 최현정(더뉴바로크컴퍼니 대표)을 필두로 앨런 추(레드닷 바로크 예술감독), 시오 오쉬타(더 글림 앙상블 예술감독)가 각 두 곡씩 악장을 번갈아 맡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각 연주자의 개성을 존중하면서도 특유의 리듬감으로 서로의 조화를 이어나갔다. 춤곡 마지막 부분에서 연주자들이 서로 마주보며 미소 짓는 모습이 이를 증명했다.

음악을 즐기는 듯한 앨런 추의 동작이 눈길을 끌었고, 카운터테너 장정권의 초고음역대는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았다. 플루트의 전신인 트라베소를 연주한 셰릴림의 연주는 고풍스러움을 연출했고, 바로크 첼로 엽재유는 각 악기를 명석하게 연결지으며 표현을 풍부하게 살렸다. 트럼펫 박기범은 음정 밸브가 없는 바로크 트럼펫을 연주해 눈길을 끌었다. 울림이 좋은 퇴계성당에서 악곡과 연주 모두 적절한 구성과 배치로 관객을 만났다. 아시아 연합 바로크 앙상블은 오는 20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아시아 연합 고음악제 무대에도 오른다.

같은 날 국립춘천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도미누스 바로크의 공연 ‘환상의 바로크랜드’는 평소 클래식 공연을 감상할 수 없었던 어린이들이 바로크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였다. 비올라 다감바 송윤지, 리코더 이효원, 류트 코헤이 오타가 함께했으며, 상세한 악기 설명과 함께 바로크 음악의 친숙하고 소박한 울림을 전했다.

최현정 음악감독은 “아시아의 팀들이 연합해 무대를 구성하면 어떨까 싶어 2019년부터 교류 공연을 구상해왔다. 춘천고음악제가 중심이 돼 기쁘다”며 “과거 음악을 재현하더라도 시대와 연주자에 따라, 그것은 분명 다르게 전달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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