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춘천형 마을돌봄교육공동체 지원사업 포럼

지난 17일 춘천시 평생학습관 대강당에서 열린 2023 춘천형 마을돌봄교육공동체 지원사업 포럼에선 유아기부터 청소년기, 대학까지 지역인재가 정주할 수 있는 춘천형 마을돌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그렇기 위해 지속가능성이 담보돼야 하고 춘천만의 돌봄과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 지역에서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춘천시주민자치지원센터와 춘천시, 강원도민일보가 공동으로 마련한 포럼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다.

▲ 지난 17일 춘천시 평생학습관에서 춘천시, 춘천시주민자치지원센터, 강원도민일보가 공동으로 마련한 ‘2023년 춘천형 마을돌봄교육공동체 지원사업 포럼’ 행사장에 많은 시민과 마을돌봄교육공동체 관계자들이 찾아 열띤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서영
▲ 지난 17일 춘천시 평생학습관에서 춘천시, 춘천시주민자치지원센터, 강원도민일보가 공동으로 마련한 ‘2023년 춘천형 마을돌봄교육공동체 지원사업 포럼’ 행사장에 많은 시민과 마을돌봄교육공동체 관계자들이 찾아 열띤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서영

“돌봄 수혜자·제공자 모두 발언권 가져야”

발제1. 돌봄민주주의, 마을교육과 돌봄의 새로운 지평
공동체 활동가 노동 당연시 안돼
동일 권리 부여 ‘무임승차’ 방지

하정호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 과장
하정호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 과장

착한 부모 딜레마라는 것이 있다. 이를 마을교육 공동체에도 접목시켜 보겠다. 공동체에서 일하는 활동가들이 누군가를 위해 마을에서 봉사를 하고 집에 가면 설거지들이 쌓여 있고, 집안 일을 하다보면 정작 우리 아이들은 방치 상태다.

다른 예로 공동체 수업이 삶과 연계된 교육을 하는데 이렇게 살아가는 동안 다른 누군가는 영재학원을 다녀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을 구한다고 할 때, 우리만 뒤처지는거 아닌가하는 그런 딜레마 말이다. 과연 이 일이 지속가능하고 잘한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마을 활동가들이 남을 돌보는 삶을 살 때 과연 사회에 꼭 필요한 좋은 일을 한다라는 얘기를 듣거나 의대를 나온 사람들 만큼 돈을 많이 버는가. 그렇지 않다.

결국 우리가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려면 아이들을 돌보는 것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돌보는 사람을 돌봐야한다는 것이다. 누군가 좋은 직장을 다니고 돈을 많이 벌 동안 우리 애들 돌보는 활동가는 값싼 노동을 좀 하라는 것이 정당한 지를 돌이켜보자.

이에 대한 의문을 품지않고 당연한 것처럼 생각한다면 공동체는 유지되지 않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거저먹는 사람이 없게 만드는 것도 돌봄과 교육을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가는 일 중의 하나다. 함께 살기 위해 돌봄 수혜자와 제공자는 같은 권리 안에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돌봄을 나누기 위해선 마을에서 교육이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에 대해 발언할 수 있는 권리도 가져야 한다. 그 권리 없이 돌봄만 제공하는 것은 맞지 않다.

“민·관·학 협력으로 완전 돌봄 실현을”

발제2. ‘우리봄내 동동’의 성과와 나아갈 방향
3년 간 민간 거버넌스 기초 구축
보조금 사업 진행 지속성 고민

이선미 춘천여성협동조합 이사장

지방 소멸 시대에 과감하게 민·관·학 거버넌스로 우리가 초등 돌봄을 제대로 한번 다 커버해보자고 말하고 싶다.

우리동내 봄봄 사업을 진행하면 초등학교 저학년 같은 경우는 1차적으로 돌봄의 안전망을 요구한다. 고학년은 다양하고 유연한 돌봄의 공간이 필요하다. 또한 마을 교육도 들어간다. 지역별로 다양한 역사를 가진 동네에 따라 마을에 맞는 교육과정을 설계한 것이다. 그것을 자료집으로 만들어 학교와 연계해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도심에 있는 돌봄과 달리 농촌 지역 돌봄은 결이 다르다. 춘천 사북면 송화초의 경우 지방 소멸 시대에 어떻게 학교를 문 닫지 않고 살려낼 것인가 이런 고민들을 많이 했다. 농촌의 경우 중학생 이상이 되면 마을에서 아이들이 여가생활을 즐기기 어렵다. 이를 위해 인문학 여행 학교나 진로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마을 돌봄 교육 공동체 성과를 짚자면 민간 거버넌스의 기초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3년간의 활동이 모두 완벽한 것은 아니고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학교의 문을 두드리며 사업을 이제 막 활발하게 시작하고 있다.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려고 노력했다. 지속사업이 아닌 매해 보조금 사업으로 진행되다보니 후원을 모색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도 있다. 돌봄사업의 특수성이 있는데 여느 다른 보조금 사업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시키지 말고 특수한 방향으로 생각해 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

토론 “돌봄사업 활성화, 제도적 지원·시민역량 결집 필요”

‘우리봄내 동동’ 지역소멸 대안 적합
 효능·효율성·아이들 만족도 우수
 중장기 사업 전환 지속적 운영을
 지자체, 지역 네트워크 간 연계
 비용 제공 등 지원방안 마련해야


◇좌장 송정록 강원도민일보 편집국장
◇종합토론△김상희 춘천시 교육도시과장 △김동윤 꿈마루도서관장 △이강엽 춘천교육지원청 교육과장 △김운기 춘천시의회 경제도시위원장 △이교선 춘천시 주민자치지원센터장

△김상희=“지역 맞춤형 돌봄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방과후 저녁시간이나 방학기간에 대한 현실적인 돌봄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대안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마을돌봄교육공동체 사업의 수혜자가 곧 제공자가 돼 주도적으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참여해야 하지만 그 이유로 봉사활동만을 강요해서는 지속가능하기 어렵다. 보상은 필요하나 현재 보조금 체계로는 지원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아이들의 돌봄과 교육에 있어 지역사회가 공적돌봄의 보조적 수단 정도로 여겨졌다면 우리봄내 동동은 3년간의 여정을 통해 춘천 돌봄의 제3의 주체가 됐다고 생각한다. 지자체는 자생단체와 유관기관 등 지역네트워크와의 연계를 지원하고 공간과 프로그램 비용 등의 제공을 통해 자립할 수 있는 요건을 마련해 준다면 실질적인 아래로부터의 돌봄교육 공동체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윤=“우리봄내 동동 사업을 처음 접했을 때 일반 보조사업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사업을 이해하면 할수록 마을에 많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음을 체감하게된다. 이 사업은 학교나 학원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마을에 애정이 남다른 수십년간 거주한 분들이 추억의 발자취를 남겨주고 마을 기관, 상점과도 지속적인 교류를 만들어준다. 춘천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고 돌봄에 관한 공백은 메워주며 지역소멸에 관한 대안 중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사업이 지속돼 춘천안에 마을이 회복되고 돌봄과 교육이 회복되는 문화가 자리 잡길 바란다.”

△이강엽=“돌봄은 사회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의무적으로 돌봄센터를 만들어 학부모가 퇴근하면서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신설하는 학교 인근에는 돌봄교실을 포함한 복합커뮤니티 건물을 지어 학교와 지역에서 함께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학교에서 아무리 늘봄학교를 운영한다더라도 많은 학생들을 다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지자체가 운영 중인 다함께돌봄센터나 우리봄내 동동을 더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내년에 만료되는 우리봄내 동동 사업을 공모가 아닌 중장기사업으로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가야 한다.”

△김운기=“마을돌봄교육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우선 이 사업에 문화·종교·정치인이 개입되면 망가지는건 한 순간이다. 교육계에서 자주 얘기하는 것이 아이를 하나 키우려면 온마을이 필요하다는데 이게 과연 공동체 교육의 중요성을 얘기한 것인가라는 의문이든다. 인재 개발을 얘기하는 것이다. 교육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고 돌봄은 소비자 위주가 돼야 한다. 우리봄내 동동 사업은 학부모가 아이를 픽업하는 구조인데 예산을 쓰려면 아이 픽업서비스에 써야 한다. 활동가들의 인건비 문제도 나왔는데 ‘아이를 공동으로 돌보자’는 것은 자원 봉사 개념이 아니겠는가. 우리봄내 동동이 직장은 아니다. 마을공동 돌봄이라는 순수함을 갖고 재능기부로 지속적으로 퍼져나간다면 관에서는 그런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드웨어적인 제도 장치를 마련해주는 것이 옳다.”

△이교선=“우리봄내 동동 사업만큼 ‘가성비’ 좋은 사업을 본적이 없다. 사업장마다 2000만원에서 4000만원까지 차등지급 되는데 그 중 인건비는 35%가 최대다. 35%면 월 150만원 정도가 나온다. 활동가들은 하루 평균 1000명 정도의 아이들을 케어하고 있다. 효능감, 효율성만 따지면 이만한 사업이 없다. 아이들의 만족도도 높다. 획일적이지 않은 교육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과후 돌봄은 가기 싫고 동동 돌봄에 오고 싶다고 한다. 아이들이 원하는 수요자중심의 규제가 아닌 자율성이 담보된 활동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걸어서 교육장에 오고 다시 집에 걸어서 간다. 친구를 만들고 동네 형, 누나들을 만날 수 있는 문화가 이곳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런 사업이 지속성을 가지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오히려 반대하는 이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송정록=“현재 돌봄교육사업이 톱다운 방식으로 내려오는 것에 대한 문제가 있고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는 데 어떤 한계가 있는지 주제발표를 통해 잘 짚어주셨다. 아래로부터 시민역량이 결집돼야 궁극적인 돌봄사업도 올바르게 움직일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깊은 주제 의식을 던져줬다. 마을돌봄교육공동체 사업을 두고 상반된 가치들이 부딪히는건 긍정적이고 고민을 더 깊게할 수 있는 계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김운기 위원장의 완전히 담보되지 않는 교육들에 대해 비용 지출하지 말자는건 합당하다. 이교선 센터장이 주장한 이 사업이 얼마나 효용이 뛰어나고 노력에 의해 바뀌고 있는가 하는 내용 역시 양보할 수 없는 가치다.”

정리/이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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