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음악제 ‘강원의 사계-가을’
양성원·엔리코 파체 호연 펼쳐

▲ 대관령음악제 ‘강원의 사계-가을’ 공연이 지난 22일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왼쪽)와 첼리스트 양성원의 무대로 열렸다. 사진제공=대관령음악제
▲ 대관령음악제 ‘강원의 사계-가을’ 공연이 지난 22일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왼쪽)와 첼리스트 양성원의 무대로 열렸다. 사진제공=대관령음악제

서정적인 음색으로 서로에게 몸을 기울이는 두 연주자의 호흡은 일체를 이뤘다. 온전히 두 사람이 만들어 낸 시간 속으로 관객들이 녹아들게 만들었다.

대관령음악제는 지난 22일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강원의 사계-가을’ 공연을 선보였다.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인 첼리스트 양성원과 이탈리아 출신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가 함께한 이날 공연은 가을과 어울리는 선곡으로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날 공연 프로그램은 슈만 ‘5개의 민요풍 소품’, 멘델스존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2번’, 야나체크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동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로 구성했다.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선곡이었지만, 난해하지 않고 신선한 곡들로 관객을 만났다.

3장의 음반을 같이 발매하고 오랜 기간 연주를 함께 해 온 동료답게 첼로와 피아노 두 악기의 지위는 동등했고, 호흡에도 거슬림이 없었다. 엔리코 파체의 명료한 타건과 양성원의 완급 조절은 공연이 진행될수록 연결성이 높아지며 휘몰아쳤다. 슈만 곡에서 이어지는 반복되는 주제와 불규칙한 리듬, 부드럽게 음을 잇는 레가토 구간의 손놀림까지 손색이 없었다.

특히 야나체크의 곡에서는 음의 여운을 충분히 가져가는 모습부터 정적인 구간까지 증폭과 멈춤의 반복이 환상적인 감각을 전했다. 깊이가 느껴지는 보잉과 함께 발을 격하게 구르며 연주하는 장면에서도 몰입도가 전해졌다. 앙코르 곡으로 선보인 쇼팽과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 3악장도 큰 울림을 전했다.

이날 참석한 도내 한 음악계 관계자는 “지역에서 보기 어려운 공연을 선사해줘 고맙다. 관객의 수준 역시 보기 드물게 높았다”고 말했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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