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각장애인 작가 정복연
김유정신인문학상 동화 부문 수상
“ 투병 중에도 열망 놓은 적 없어”

▲ 시각장애인 작가 정복연

최근 제29회 김유정신인문학상 동화 부문에서 수상한 정복연 작가는 마음으로 글을 쓰는 노력의 달인이다. 어린 시절부터 겪은 1형당뇨 합병증으로 27살에 시력을 잃었다. 지금은 한 쪽 청력만으로 화면 읽기 프로그램을 통해 글을 쓰고 있다. 혈액 투석으로 몸이 좋지 않아 글을 놓은 적은 있어도 열망은 잃지 않았다. 이번 수상 소식을 듣고 처음 든 생각은 “더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됐구나, 나도 하면 되는구나”였다고 한다.

정 작가의 수상작품 ‘장마가 끝났다’는 어린시절 본인의 이야기가 녹아들어 있다. 비 오는 날 죽은 제비를 묻어주는 어머니의 모습이 깊이 각인됐기 때문이다. 최근 춘천 김유정문학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정 작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물의 모양이나 색을 잊는 경우가 생긴다”며 “어린시절 봤던 이미지를 잊지 않기 위해 글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화 이전에 시를 써 온 그는 여러 장애인문학상에서 대상도 수상했다. 이후 정채봉 작가의 ‘오세암’을 읽고 동화에 입문하기로 마음 먹었다. 워낙 아이들을 좋아했고 어린 시절 봤던 풍경이 기억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정 작가는 장애를 가진 동료 작가들에게 ‘남들보다 느려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희망의 증표가 됐다. 장편동화를 구상 중인 그는 “주위에 글을 쓰고 싶어하는 시각장애인들이 많지만 과정이 어려워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하고 싶다면 끝까지 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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