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협조 작년 연설 '기대' 올해 연설 '부탁'
국정 파트너로서 야당과 정치권에 예의
정치 지도자 야당 먼저 거명 여당은 후순위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2024년도 시정연설을 한 가운데 작년 2023년도 시정연설과 비교해 내용과 형식이 확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민생(民生)’이란 단어가 작년의 경우 3번에 그친 반면 올해는 9번으로 나타나 3배가 늘어났다.

윤 대통령이 최근들어 대통령실 참모진과 정부 부처에 민생 현장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국정의 중심에 서민과 취약계층을 두라고 주문하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 초입부에 “정부는 물가와 민생 안정을 모든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동시에 국정 파트너인 정치권이나 국회 등에 대한 태도도 크게 달라졌다는 관측이다.

올해는 시정연설 도입 부분에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영주·정우택 부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을 구체적으로 거명했다. 이 과정에서 여당보다 야당을 먼저 호명하며 예의를 깍듯하게 갖췄다. 작년에는 “김진표 국회의장님과 의원 여러분”이라고 통칭하는데 그쳤다.

또한 국정 현안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야당 등에 대한 ‘감사’와 ‘부탁’이라는 표현을 각각 4번과 5번 사용했다.

작년의 경우 ‘감사’라는 표현은 하나도 없고, ‘부탁’이라는 표현은 단 한번에 그쳤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국정운영 방식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는 평가다.

이날 시정연설 끝부분은 “지금 우리가 처한 글로벌 경제불안과 안보위협은 우리에게 거국적, 초당적 협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힌후 “당면한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모두 국민과 함께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의 역사를 만들어 갑시다. 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마무리했다.

반면 작년 시정연설은 “예산안은 우리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은 지도이고 국정 운영의 설계도입니다”라고 소개한후 “예산안은 국회와 함께 머리를 맞댈 때 완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해 5월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 소상공인 지원 추경도 국회의 초당적 협력으로 무사히 확정 지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시기에 국회에서 법정기한 내 예산안을 확정해서 어려운 민생에 숨통을 틔워주시고, 미래 성장을 뒷받침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마쳤다.

작년 연설에서는 협조를 ‘기대합니다’라고 밝힌 반면 올해 연설에서는 ‘부탁드립니다’라고 정중하게 요청하며 예의를 갖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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