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우린 속초시 소상공인연합회 감사
2024년부터 중경비 교도소급 수용시설 전환
주민 공청회 약속과는 상당한 거리감 있어

▲ 허우린 속초시 소상공인연합회 감사
▲ 허우린 속초시 소상공인연합회 감사

속초에 있는 강원북부교도소는 강원지역 5곳의 법원(춘천·원주·강릉·영월·속초) 중 영월과 속초에 교정시설이 없다는 점을 감안, 법무부가 설치에 나선 끝에 2020년 완공됐다. 적극 유치에 나선 영월군과는 달리 속초시는 일부 부지 문제나 일부 주민 반대로 인해 지지부진하다가 비교적 외곽인 장사동 쪽에 들어섰다.

2020년 11월 개청한 강원 북부교도소는 건물이나 시설이 깔끔하다. 유치 초기부터 주민들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강원북부교도소의 수용자 등급은 ‘완화경비처우급(S2)’으로 전격 결정됐다. 설립 시 중경비 시설(S4등급)로 계획·설계됐지만, 지역 민원이 들어와 재소자 등급이 모범수나 초범 등을 수용하는 완화경비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이후, S1등급인 천안 개방교도소처럼 강원북부교도소도 TF팀을 구성해 개방 시설로 진행하던 중 코로나가 발생, 서울 동부구치소 재소자들 중 확진되지 않은 재소자들을 이송·운영해 왔다. 그러면서 개방 TF팀은 유야무야 없어지고 2024년 1월부터는 S1·S2 등급 재소자는 45%만 수용하고, 흉악범 등 S4 등급 재소자가 15%인 중경비 교도소 급 수용시설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는 설계계획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물론, 재소자 등급비율을 당장 일괄수용하는 것은 아니고 내년부터 발생하는 중범죄자들을 이송시켜 비율을 맞춰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것은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사전수렴한 지역민들과의 약속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

최근 한 보도에 따르면 도내 5개 교도소 중 강릉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 교도소는 과밀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강원북부교도소는 설계 당시 수용인원이 470명이지만, 2023년 8월 기준 500명 넘게 수용되어 있다. 법무부는 내년부터 중범죄자 이상 S3·S4 등급 재소자들로 강원북부교도소 전체 인원의 60%를 채우는 계획을 지난 9월 말 관련 부처 장관의 결재를 받아 마련했다. 이러한 계획은 지난달 말 강원북부교도소에 하달됐다고 한다. 이렇듯 수용자 과밀 현상과 중범죄자 수용 비율이 높아지면서 지역의 심적 부담감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관광도시 속초지역의 이미지와도 무관하지 않다.

물론 교정시설은 국가 필수 시설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2020년 11월 20일 개청식 당시 ‘강원북부교도소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 준 속초시민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지역사회와 함께 가겠다’고 밝힌 초심으로 돌아가 주민과의 약속 이행을 통해 지역과 상생하는 시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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