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만 국제선 입국, 막대한 시설 무용지물 안되게

연말연시를 맞아 모처럼 양양공항에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했습니다. 12월 18일부터 1월 3일까지 4회에 걸쳐 마닐라-양양 간 전세 여객기가 운항하는 국제선 재개는 플라이강원 운항 중단 후 7개월 만입니다. 필리핀 관광객 680여명은 평창 스키 체험을 시작으로 춘천 남이섬과 레고랜드 테마파크, 강릉 BTS 버스정류장 등을 매회 2박3일 일정으로 즐기게 됩니다. 이번 국제선 재개가 겨울철 강원관광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자 양양공항 활로를 다시 자극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양양공항은 강원 영동권 허브공항 필요성에 따라 1995년 신공항 후보지로 확정돼 2002년 4월 개항하면서 동해안 최북단 국제공항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이용객 확보에 실패하면서 최대 적자 공항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습니다. 양양공항은 바다 자원과 눈·얼음 겨울 관광 경쟁력에서 차별성과 우위를 갖는 강원의 관광 특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절대적으로 탑승객이 부족한 결과 정기노선이 잇따라 폐쇄되고 해마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에 도달하지 못함으로써 항공산업의 대표적인 정책 실패 사례라는 오명을 썼습니다.

양양공항 활성화를 위해 현지 양양군은 물론 범도민 운동까지 전개됐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적자를 메우기 위한 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되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악평도 생겼습니다. 강원도에서 지원한 항공사 ‘플라이강원’마저 좌초되면서 회생 절차를 밟는 중입니다. 올 6월 16일 플라이강원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한 서울회생법원은 2차 공개 매각을 실시 중이나 어제 또 한번 예비인수자 결정이 연기돼 낙관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왕 조성된 막대한 규모의 양양공항이 무용지물로 전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양양공항은 20여년 전 공사비만 해도 3567억원이 투입됐으며 연간 항공기 이착륙 처리능력이 220~292석 규모 중형항공기 연 4만3000회 뜨고 내릴 수 있는 규모입니다. 여객터미널은 연간 193만 명의 수용 능력을 보유하는 등 호조건의 시설입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국내외 이동 시간을 줄이는 항공편 이동에 대한 매력도 및 해외여행 재개로 다시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이 왔습니다. 기존 운영방식 외에 관광지 특성을 살린 민간인 경비행기 및 화물기 운항 등 다각적인 방안을 아울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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