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에서 송학정* 가려면

허공 딛고 뚜벅뚜벅 홍천강을 건너야 한다



거기에는 바람, 빗살, 눈, 그늘, 소리, 먼지 밤,

벌레, 곤충, 동물, 조류, 낮, 별, 달 그리고 구름발들이

제 맘대로 쉬어가는 정자각이 있다



아침의 강은 햇귀처럼 막 씻은 민낯이고

한낮의 강은 국수 가락처럼 풀어진 낯이고

이른 저녁의 강은 수묵화처럼 고요의 낯이다



물이 강을 돌보고

달빛이 강을 파고든다



신선과 영감이 통하듯 우려내어

양수 없이 꺽꺽 토해내는 푸른 예언들

허공 같은 지면에서 시 한 수 흘려 쓰고 지운다



천 개의 하늘에 천 개의 눈동자 풀어놓고

겨울밤처럼 차갑게 껄껄껄 웃는다



*강원 홍천군 북방면 하화계리 무궁화 테마공원 인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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