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공사 중 발견 보호조치
국내 첫 ‘곡석’ 생성물 확인
군 “ 보존 계획·활용안 마련
공사재개 여부 신중 검토”

▲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된 분덕재동굴 내부. 사진제공=영월군청
▲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된 분덕재동굴 내부. 사진제공=영월군청

문화재청이 21일 터널공사 중 발견된 석회암동굴인 영월 분덕재동굴을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하면서 터널공사가 중단될 상황을 맞게 됐다. 총연장 약 1810m인 분덕재동굴은 2020년 1월부터 영월읍 영흥리~북면 마차리를 잇는 군도 9호선 998m 길이의 터널 공사 진행 도중 같은해 12월 407m 지점에서 발견됐다.

고생대 화석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한 마차리층에서 발견된 동굴 중 최대 규모이며, 현재까지 조사된 국내 석회암동굴 중에서는 4번째로 큰 규모이다. 동굴 내부에는 다양한 모양과 굵기의 동굴생성물이 잘 발달돼 있으며, 특히 중력 방향을 무시하고 사방으로 뻗은 가느다란 직선, ㄱ과 ㄴ, 계단모양 등 여러 형태로 성장하는 곡석(曲石)이 국내에선 처음 발견돼 희소성이 매우 높다. 또 최대 약 3m 길이의 종유관 밀집도는 국내에서 가장 뛰어나며, 꽃 모양의 석화와 같은 동굴생성물도 다수 분포해 있어 매우 아름답다. 뿐만 아니라 석회암과 흑색 이암(점토 퇴적암)이 번갈아 쌓여 생긴 침식과 용해작용으로 요철이 심한 동굴 통로 벽면은 마차리층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영월군은 동굴 발견 즉시 전면 공사 중지와 함께 보호 조치를 실시하는 한편 기초조사 용역을 거쳐 강원도문화재위원회의 현지 실사를 통해 가 등급 가치 평가를 받아 문화재청에 문화재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분덕재동굴은 공사 중에 보호조치가 이뤄진 동굴이 국가지정유산이 되는 첫 사례”라며 “보존 상태가 매우 우수하고 기존 석회암동굴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동굴생성물과 미세한 기복을 지닌 지형으로 학술·경관적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대권 문화관광체육과장은 “분덕재동굴이 천연기념물로 정식 지정되면 종합 학술조사를 거쳐 체계적인 보존·관리계획 수립을 통해 학적·경관적 가치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터널공사 재개 여부는 신중하게 검토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분덕재동굴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방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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