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윤, 건강상 이유로 일정 취소
‘명품백 대응’ 충돌 여진 분석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 처리 방안을 놓고 촉발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간 대치가 ‘적전 분열’ 양상으로 악화되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실의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를 전날 공개 거부한데 이어 22일 오전에는 4월 총선까지 소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예고됐던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불참하면서 양측 간 갈등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결과적으로 범여권이 4월10일 총선을 78일 앞두고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달으며 거센 난기류에 휩싸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알고 있다”고 밝혀, 21일 대통령실의 공개적인 퇴진 요구를 다시 한번 일축하고 나섰다. 그는 “저는 4월10일 총선이 국민과 이 나라 미래를 위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를 받아 들였고, 부족하지만 제가 그동안 최선을 다해 선민후사(先民後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관련,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번도 변한 적 없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의 과도한 당무 개입이라는 지적에 대해 “평가는 제가 하지 않겠다”며 “당(黨)은 당의 일, 정(政)은 정의 일을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예정됐던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 불참했다. 용산 대통령실은 민생토론회 개최 30여 분 전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이날 윤 대통령의 공개 일정은 없다고 알렸고, 그 이유로 “윤 대통령이 감기에 걸렸다”며 건강문제를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새해들어 다섯 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생활규제 개혁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정치권은 윤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불참에 대해 한동훈 비대위원장 거취를 둘러싼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 간 정면충돌의 여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한동훈 위원장과 용산 대통령실은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이날 별도의 논평이나 브리핑이 없었다. 양측 간 갈등의 불씨를 지폈던 김경률 비대위원은 “제 거친 언행이 여러모로 불편함을 드린 적이 있었다. 좀 더 정제된 모습을 보여 드리도록 노력하고 오직 총선 승리하는 것에만 매진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남궁창성 cometsp@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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