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문화원이 황주익 전 문화원장의 저서 ‘내고장 내겨레 치악에 묻힌 이야기들’을 53년 만에 재 발간했다.

고인이 된 황 전 원장(5~12대)이 지난 1970년 발로 뛰어다니며 발굴해 저술한 원주의 전통과 문화유산 기록인 ‘내고장 내겨레-치악에 묻힌 이야기들-’(원주문화원 간행)로, 문화원이 반세기만에 다시 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황 전 원장은 KBS 원주방송에 출연, ‘내고장의 얼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매일 아침 10분씩, 무려 1년 반 동안 오랜 세월 전승된 지역의 전설, 야담 등을 소개했다. 이후 주위의 권유로 방송한 것 중 100가지를 추려 펴낸 것이 이 책이다.

그는 출간 당시 ‘저자의 말’을 통해 “역사가 사실의 쓰레기통이 아니듯, 향토서 흘려 내려오는 전설과 야담도 옛말로만 볼 수 없다. 공동생활체와 공동의식 속에서 발생 성장해 오랜 세월 전승된 전설과 야담은 사람의 가장 깊은 원초적 사고가 잠긴 곳이요, 역사적 사실에 대한 민중의 희망적인 각색이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원 부설 원주학연구소 편집위원들은 “이 책이 1970년대 원주 문화와 역사를 탐구하는데 국보급 문화재 같은 존재가 됐다”고 전하고 있다.

5대부터 12대까지 32년간 문화원장직을 맡은 그는 향토사 연구·발굴에 힘썼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제13회 향토문화공로상, 1991년 원주시민대상을 수상했다.

이상현 원주문화원장은 “문화원은 앞으로도 향토사 연구로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고 당대의 문화상을 반영하는 귀중한 자료들을 수집, 지역의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해 원주 위상을 높이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