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내달 4일까지 태백 일원
눈조각·얼음 썰매장·공연·체험 등
31회 맞아 31개 프로그램 손님맞이
전국 눈꽃 등반대회·백패킹도 만끽
석탄박물관·검룡소 등 관광지 즐비

엄동설한(嚴冬雪寒). 대문 밖을 나서기가 겁난다. 여행·외출은 언감생심(焉敢生心). 뜨끈뜨끈한 아랫목에 배를 깔고 등짝이나 지져야지. 그래 겨울은 ‘방콕(방에 콕 박혀있기)’이야!… 이 글에 공감한다면 당신은 ‘쉰세대’. 뭐니뭐니 해도 겨울은 추워야 제 맛. 추위를 이기고 겨울을 제대로 나야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맞이할 수 있다. 겨울다운 겨울, 찐겨울을 만나고 싶다면 ‘눈의 도시, 겨울왕국’으로 불리는 고원도시 태백이 답이다. 또 하나의 희소식이 있다. 올 겨울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싹하고 시원한 축제가 열린다. 눈을 주제로 한 ‘제31회 태백산 눈축제’다. 겨울축제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준다.

입김이 쉴새 없이 새어나오고 눈, 코, 입, 귀 모두 벌겋게 달아올랐지만 마냥 즐겁다. 어른·아이할 것 없이 하회탈처럼 웃는다. 시끌벅적한 웃음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태백산눈축제 기간 일상 광경이다.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종이 울려서 장단 맞추니/흥겨워서 소리 높여 노래 부른다’

겨울에 널리 불리는 미국의 민요 ‘징글 벨’이다. ‘태백산 눈축제=동심, 추억’이다. 기성세대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어린 세대에게는 새로움과 환상을 안겨준다.

다만, 걱정거리는 하나 생긴다. 부모와 자녀 간 실랑이는 ‘예삿일’. 이제 집에 가자는 부모, 더 놀겠다는 아이들. 대게 부모가 양보한다. 양보하면서 하는 말 ‘그럼 10분만 더 놀아’. 아이들은 최소 30분을 바란다.

‘하늘을 봐/하얗게 눈이 내려와/하얀 함박눈이/나비가 날아다니듯/하얀 눈꽃송이/세상이 온통 하얗게 옷을 갈아입고 있어

아름다워 오늘은 말을 해야지/하얀 눈을 보며/눈처럼 깨끗한 사랑/영원할거라고/눈처럼 순수한 사랑/White love oh forever’(터보 스키장에서)

국내 대표 겨울 노래다. ‘태백산 눈축제=사랑’이다. 첫 사랑의 느낌처럼 설렌다. 실종된 연애 세포도 마구마구 샘솟는다. 영원한 사랑도 꿈꾼다.

1년 365일 중 겨울추억을 담을 시간은 단 10일. ‘제31회 태백산눈축제’가 26일 개막한다. ‘NOW OR NAVER 지금 여기, 태백(지금 여기, 태백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겨울 축제)’을 주제로 2월 4일까지 열흘 간 태백산국립공원과 문화광장, 황지연못 일원에서 펼쳐진다.

도심 곳곳에 조성된 눈축제 백미인 다양한 형태의 웅장한 눈조각이 시민·관광객들을 맞는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겨울놀이가 종합선물세트처럼 준비됐다. 31회 눈축제를 맞아 31개 프로그램을 구성, 요일별 테마를 적용해 다양한 콘셉트의 공연 및 이벤트가 국립공원 당골광장, 테마공원에서 줄지어 판을 벌인다.

어린이들의 최애(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캐리와 친구들’이 눈축제장에 뜬다. 캐리와 친구들 키즈파크(1월27일∼2월4일)를 비롯 캐리 언니와 함께 연을 만들고 날려보는 연날리기 페스티벌(1월27일 오후 1시), 캐리·캐빈·엘리 등 캐리와 친구들 캐릭터와 함께하는 웰컴 댄스 버스킹(1월27일 오전 11시, 오후 2시)이 펼쳐진다.

테마공원 호수를 활용한 얼음썰매장과 30m 길이의 눈 미끄럼틀은 스릴만점 최고의 놀이터. 옷이 젖어도, 엉덩방아를 찧어도 기분 좋다. 팽이치기, 투호 던지기 등 전통 야외 겨울놀이 체험을 비롯 컬링, 하키, 얼음썰매 등 동계 스포츠를 즐기다보면 움츠렸던 몸이 풀린다.

태백산 버스킹, 친환경 에어큐브 챌린지, 노래자랑, 소망메시지, 태백슈퍼, 태백네컷, 슬릭백 댄스 챌린지, 스탬프 투어, 시민 눈 조각 페스티벌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한가득이다.

배에서 꼬르륵 신호가 온다. 더 놀기 위해 든든한 배는 필수. 화로에서 구워먹는 쫀디기, 쥐포 등 추억의 연탄불 먹거리, 푸드트럭, 행사장 곳곳에 드럼 난로가 설치돼 군고구마와 양미리 등이 제공돼 얼었던 몸과 마음을 녹여준다.

운영본부에서 배포하는 친환경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오면 친환경 굿즈를 제공하는 줍깅 챌린지도 눈길을 끈다.

도전! 미니 동계 스포츠, 전국 대학생 눈 조각, 태백산 전국 눈꽃 등반, 태백 천상의 숲 백패킹 등 경연대회도 곁들여진다.

주차 및 교통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차장이 확충되고, 셔틀버스도 운행된다.

눈축제만 즐기면 뭔가 허전할 수 있다. 365세이프타운, 철암탄광역사촌, 석탄박물관, 검룡소, 통리탄탄파크, 오로라파크 등 관광명소가 가득이다.

태백산눈축제, 태백 관광지, 겨울산행 1번지이자 우리나라 10대 고봉 중 하나인 태백산(해발 1567m)까지 품는다면 당신의 새해는 어느해 보다 찬란할 것이다. 김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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