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승격 계기 명소 재조명, 관광 루트화 필요

한국의 대표 누정 건축물로, 자연과 어우러져 절경을 자랑하는 삼척 죽서루가 최근 국보로 지정됐습니다. 지난 1963년 보물 제213호로 지정된 이후 60년 만에 승격했으며, 도내 문화재 가운데 13번째 국보입니다. 특히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탄생한 첫 승격이자 관동팔경 가운데 유일한 국보 문화재라는 점에서 시선을 끕니다. 승격이 결정된 뒤 문화재청과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는 경내에서 ‘삼척 죽서루 국보 승격 기념식’을 개최해 자축했습니다. 시민들도 죽서루가 명소로 재조명받으며,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관광지로 거듭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

국보 승격은 의미가 가볍지 않습니다. 고려시대 이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는 삼척 죽서루는, 관동팔경 정자의 틀을 깬 반전의 건축물입니다. 절벽 위에 있는 자연 암반을 반석으로 삼아 서로 다른 길이의 13개 기둥을 세워 지어졌습니다. 규모가 커, 정자가 아닌 누각으로 분류됩니다. 바다 근처에 있는 다른 팔경 정자들과는 달리 강을 끼고 있습니다. 반대편에서 본 죽서루의 풍광은 오십천의 절경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 소나무 숲, 누각 지붕이 조화를 이루어 웅장함을 자아냅니다. 몽환적인 동양화의 감흥도 불러일으킵니다. 측면에서 보면 하늘로 비상하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죽서루 가치는 경치에 그치지 않습니다. 팔경 정자들과 또 하나 다른 점은, 확장된 행정 기관의 기능을 했다는 점입니다. 삼척도호부 객사인 진주관에 속한 죽서루는 삼척 부사의 업무 공간에 위치했으며, 강원도 관찰사나 다른 관리들이 공무로 방문할 때 머무르는 곳이었습니다. 또한 관동 명승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삼척을 찾은 문인이나 예술가들에게는 쉼터이자 친교 장소로 사랑받았습니다. 죽서루는 문화 창작자들의 관동지역 집결지였고, 이 때문에 조선 문화사를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제는 죽서루를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 명소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국보 승격 자체에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유적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여행지로 자리 잡게 해야 합니다. 누각을 체계적으로 보존하는 한편, 의미 있는 행사나 공연의 무대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관광 명소와 연결하는 계획도 필요합니다. 특히 젊은 여행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마련해 활력을 더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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