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들개(Lycaon pictu)가 있다. 학명 리카온의 의미는 얼룩진 늑대라는 뜻이다. 정말 이름처럼 얼룩무늬가 얼루룩덜루룩하다. 아프리카 야생 갯과 동물 중에서 가장 크다고 한다. 키 60~80㎝, 몸길이 76~120㎝, 몸무게 18~36㎏의 몸집을 갖고 있다. 크고 강한 앞어금니는 뼈처럼 단단한 음식도 와지끈와지끈 잘 씹어 넘길 수 있다.

서식지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동부와 남부로 알려져 있다. 열대 초원이나 수목이 적은 지대에 주로 분포한다. 1990년 이후 국제자연보존연맹(ICUN)의 적색 리스트에 등재된 멸종위기 동물이다. 39개 모(母)집단에 6600여 마리가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 들개의 특이점은 강한 유대와 사회생활이다. 갯과 포유류 중에서 가장 큰 무리를 이루며 역할은 분업화돼 있다.

동물행동학을 공부하는 연구자들이 아프리카 들개를 주목하는 이유는 재채기를 통한 의사소통과 ‘투표’ 행위다. 생존에서 가장 중요한 사냥을 앞두고 ‘집회’를 갖는다. 사냥 여부는 여기서 ‘민주적으로’ 결정한다는 점이다. 영국 왕립협회 학술지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 연구팀은 아프리카 들개들의 68개 집회를 분석했다. 집회에서 관찰된 재채기를 연구한 결과, 들개 한 마리 한 마리가 콧구멍으로 내는 ‘큽’하는 재채기가 많을수록 사냥을 떠날 가능성이 높았다. 재채기는 일종의 ‘투표’라는 해석이다. 이들은 민주적인 투표 방식으로 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을 결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69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모두 총선 준비에 분주하다. 여당은 인재 영입과 공천 신청 접수에 들어갔다. 야당도 새 인물을 수혈하며 공천 기준을 가다듬고 있다. 이 아침 아프리카 들개 친구들을 생각한 것은 신사다운 의사소통과 민주적인 의사결정이 정말 기특하기 때문이다. 오해는 금물. 아무리 이러쿵저러쿵해도 기자는 우리 정치권이 ‘개만도 못하다’는 평가에는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남궁창성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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