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중도층 등 표심 자극
한 “국민의 엄중한 심판 받아야”
이 “자기 눈에 들보 먼저 봐야”

총선을 69일 앞두고 국민의힘은 ‘86 운동권 청산’을, 더불어민주당은 ‘검찰독재 청산’을 내걸고 대국민 여론전에 나섰다. 양측이 상대의 아킬레스건을 공략하며 총선의 승패를 좌우할 수도권·중도층·30~50대 표심을 자극하는 등 총선전이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민주화운동동지회 등이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운동권 정치세력의 역사적 평가’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 보낸 축사에서 “86 운동권 특권세력 청산은 시대정신”이라며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 정치의 주류로 자리 잡으며 국민과 민생은 도외시하고 나라 발전을 가로 막았다”고 비판했다.

또 “(86 정치인들은) 운동권 카르텔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국회는 물론 정부와 청와대 요직을 장악하면서 권력을 이어 왔다”며 “지난 날의 과오를 반성하기는커녕 4·10 총선에서도 살아 남아서 권력을 향유하려고 혈안”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과거 운동권이었다는 것을 특권처럼 여기면서 정치 퇴행을 이끌고 있는 세력들이 이제는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86 운동권 특권세력을 대체할 훌륭한 인물들을 내세워 그들이 국민의 봉사자로서 우리 정치의 중심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년간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뜻을 무시한 채 정적 죽이기에만 올인했다”며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윤석열 정부가 불러온 국정 위기를 극복해 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이 국민을 편 가르고 시대착오적인 이념전쟁을 벌인 결과 우리 사회는 더 극심하게 양극단으로 분열되고 있다”며 “급기야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정치인 암살 테러가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운동권 청산이니 자객 공천 이런 얘기들이 있는 것 같은데 지금 청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검사독재”라면서 “남의 눈에 티보다는 자기 눈에 들보를 먼저 보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당내 불공정 공천 논란에 대해서는 “역대 어떤 선거에 비교해도 갈등이나 균열 정도는 크지 않다”며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춰서 공천관리위가 당헌당규, 시스템에 따라서 공정하게 합리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총선 전망과 관련 “매우 어려운 선거라고 생각한다. 목표는 1당이 되는 것이고 최대로 목표치를 올린다면 151석”이라며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성이 남아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남궁창성 cometsp@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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