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채무자 22.7%...사상 최대
연체율 1.5% 2019년 3분기 이후 최고
DSR 70% 이상 취약차주 118만명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가 450만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들의 연체율도 4년만에 최대로 추산됐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12일 제출한 ‘다중채무자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현재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는 450만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분기(2023년 2분기 448만명)보다 2만명 늘어난 규모로 역대 최다이다.
전체 가계대출자 1983만명 가운데 다중채무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2.7%에 달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들이 한 달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비율은 1.5%로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58.4%로 소득의 60%를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해당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다중채무자의 26.2%인 118만명은 DSR이 70%을 넘었고, 14.2%인 64만명은 100%을 웃돌았다.
이는 갚아야 할 원리금이 소득보다 많다는 뜻이다.
전체 가계대출자로 대상을 넓히면, DSR이 70%를 넘은 차주는 279만명(14.0%·70∼100% 117만명·100% 이상 162만명)에 이른다.
대출 한도와 높은 금리 등으로 추가 대출을 통한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다중채무자의 상환 능력도 한계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다중채무자 가운데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취약 차주’는 전체 가계대출자의 6.5%을 차지하며 2023년 3분기(6.5%) 이후 역대 최대였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취약 차주의 평균 DSR은 63.6%였고, 취약 차주 가운데 35.5%인 46만명의 DSR이 70% 이상이었다.
이들의 대출은 전체 취약 차주 대출액의 65.8%(63조4000억원)를 차지했다.
한은도 지난해 말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채무자의 DSR이 오르면 소비 성향 하락으로 장기적으로 가계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