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외로운 날이었다

아주 오래 산길을 걸었다

누군가 다가오는 듯하여 뒤돌아보면

바람뿐이었다

까마귀 두 마리가 순서를 맞추어 울었다

쳐다보니 다래 덩굴이 나무를 감싸고

애원하듯 매달렸다

이제는 애원할 세상도 없는데

무엇에 매달려야 할까

해가 질 때까지 산길을 걸었다

외롭고 추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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