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의대 140명 미흡, 의사는 진료 우선하길

의사 업계와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싸고 강 대 강으로 부딪치면서 의료 공백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강원지역은 만성적인 의사 인력난을 겪는 데다가 최근엔 급격하게 수도권으로 의사들이 이탈하면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은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중입니다. 국립대인 강원대 의대는 전국에서 가장 의대 정원이 적고, 연세대 미래캠퍼스와 한림대 의대 등 사립대는 지역인재 선발에 소극적이어서 의사 인력난을 부채질해 왔습니다. 이런 열악하고 미흡한 의료환경 실상에 대한 고민을 의사 및 의대 학생에게서 찾기 어려워 실망감이 적지 않습니다.

더욱이 한림대 의대는 전국 의대 중 처음으로 동맹휴학에 나서 주목받았습니다. 강원대 의대생은 90%대가 휴학계를 제출했다는 소식입니다. 도내 9개 병원에서 집단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중 진료 현장으로 복귀 의사를 밝힌 경우는 강릉아산병원 단 한곳으로만 확인되고 있습니다.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2%대의 복귀율입니다.

사법기관의 압수수색과 행정처분 등 정부 조치가 강경일변도식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역대 정부에서 안정적인 의료환경 조성을 위해 의대생 증원을 시도할 때마다 진료 파업으로 제동을 걸어온 의사 단체에 대한 시민 반응 역시 냉랭합니다. 강릉의료원 속초의료원 영월의료원에서는 가정의학과, 신경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의사가 없어서 휴진상태입니다. 의사 수가 적다 보니 채용하려면 봉급을 올려야 하고, 격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 속에 있습니다.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 겸 비대위원장은 “이번 투쟁은 미래 의료 환경을 지켜내기 위한 일이며 국민 건강 수호를 위한 고뇌가 담긴 외침”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도민이 얼마나 공감할지 의문입니다.

교육부와 복지부가 의대 정원 배정에 나선 가운데 강원대는 91명 증원을 신청했습니다. 학내 의대생 등 반대를 무릅쓰긴 했으나 경북대 의대는 현 110명에서 250~300명 증원을, 충남대 의대도 110명에서 300명 배정을 요청했다는 소식입니다. 강원대는 강릉원주대와의 통합으로 인해 전국 최대 학생수로 출범하는데, 전국 최하위 현 49명에서 140명으로 늘어도 또다시 최하위가 될 것은 불 보듯합니다.

중앙정부에서 약속한 것처럼 의대 교수 및 교육시설, 수련병원 확충에 차질이 없는 것을 전제로 붕괴 속도가 빠른 강원의료환경을 정상화하고, 강원대병원 삼척분원 설치 및 의료 유관산업 육성을 위해 타시도 거점 국립대와 비슷한 300명에 근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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