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고의 세월을 잘 견디어 오던

솔잎도 모진 한파에 질려

검푸르게 변하는 엄동설한



하룻밤 지나

예고도 없이 찾아온 겨울속의 한여름

사람들 등줄기에

진득한 땀방울 흐르고

행여 봄인가 싶어

마른 억새풀 헤치고

파릇한 새잎 얼굴 내밀어

움찔한 청미래 가시넝쿨사이엔

작은 부전나비 나풀거리는데



분수없는 날씨에 속아

두터운 외투 벗어 놓건만

다시 오는 꽃샘추위

외투 다시 걸치기는 쉬워도

일찍 피어낸 가냘픈 현호색꽃

잠시나마 눈길을 잡아두기는 하나

솜털하나 없는 저 작은 들꽃

어쩔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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