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수몰 추진 파국 초래, ‘유네스코 세계유산’ 전환 필요

태백지역에서 6월 말 폐광을 앞둔 장성광업소의 원형 보존을 기반으로 한 광해 복구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대한석탄공사 광해개황조사 및 종합복구대책 수립 용역 결과물이 가장 쉽고, 가장 돈이 적게 들어가는 ‘장성광업소 수몰’로 결론을 내는 것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태백시현안대책위원회(이하 위원회)는 3월 11일 장성광업소 활용 여지를 없애버리는 수몰은 부당하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위원회는 산업통상자원부에도 건의문을 보내 한국광해광업공단이 광해복구 대책으로 내놓은 갱내 수몰은 ‘무책임한 결론’이라며 비판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산업유물을 수몰한다는 계획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라는 강경한 입장입니다. 김주영 위원장은 “지하 갱내시설은 한번 수몰되면 다시는 복구할 수 없는 만큼 활용 방안을 찾고 사업·문화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시간적 기회가 있어야 한다”라며 산업적, 관광적, 군사용, 방호·방제적 가치가 매우 높아 활용을 촉구했습니다. 조기 폐광으로 남겨지는 광산근로자와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온전한 장성광업소의 보존’을 기초로 한 광해복구가 답이라고 강조합니다.

장성광업소의 원형 보존 기반 활용 방법은 비단 태백지역뿐만 아니라 지역대학과 폐광지 4개 시군 민간 학술문화단체에서도 줄곧 주장해 오고 있는 사안입니다. 2020년 8월 폐광지역활성화센터, 태백탄전문화연구소, 정선산업문화유산연구소, 영월탄광문화연구소, 탄전문화연구소, 강릉원주대학교 링크사업단이 결집해 ‘강원도석탄산업유산 유네스코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가 결성됐습니다. 2021년에는 전국 범위로 확대돼 ‘한국석탄산업유산 유네스코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가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강원 탄전지대는 석탄산업의 출발지이자 종착지로 흥망성쇠를 보여주는 현대산업사의 보물창고입니다. 석탄은 ‘산업화의 쌀’로 불렸습니다. 광업인은 ‘산업전사’로 희생과 헌신이 부여된 시대였습니다. 서독행 파견 광부의 출발점도 강원입니다. 파독광부훈련소는 삼척 도계에 처음 설치됐고 이어 장성에서 운영됐습니다. 석탄유산은 처분해야 할 쓰레기가 아닙니다. 일본을 비롯해 유럽에서 석탄산업유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시켜 명소이자 일자리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석탄산업유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사업’은 국가정책으로 추진돼야 합니다. 원형 보존은 등재의 핵심사안입니다. 일방적 수몰을 강행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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