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춘천 갑
21대 총선 진보 승 ‘격전지 부상’
조일현·오정규 가세 4파전 양상
허, 퇴계·석사·강남동서 눈도장
김, 후평·명동 중심 표밭 다지기

[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춘천 갑 
[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춘천 갑 

‘강원 정치 1번지’ 춘천갑 선거구는 4년 전인, 21대 총선을 기점으로 큰 변화가 이뤄진 곳이다.

역대 총선에서 춘천은 민주당이 ‘70년 동토’라고 표현할 만큼 진보 진영의 약세 지역이었다. 그러나 21대 총선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단독 분구’가 아닌 인접한 접경지역에 춘천 북부지역 일부를 떼어주는 형식으로 ‘기형적 분구’가 이뤄지면서 정치 지형은 크게 요동쳤다.

그 결과, 더불어민주당 허영 후보가 당시 3선 도전에 나섰던 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를 꺾고, 진보 진영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이를 계기로 춘천은 원주와 함께 도내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춘천 19개 읍면동으로만 구성된 춘천갑 선거구 가운데 총선 승패를 좌우할 캐스팅보트는 단연, ‘퇴계동’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허영 후보와 국민의힘 김혜란 후보는 앞다퉈 퇴계동 표심 공략에 바짝 나섰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퇴계동의 18세 이상 인구는 총 3만 9668명이다. 춘천지역 읍면동 가운데 가장 많은 투표 가능 인구가 밀집해 있다.

지난 총선 당시, 퇴계동 전체표심을 보면 허 후보가 김진태 당시 후보를 11.21%p(2695표)차로 제쳤다. 퇴계동엔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한숲시티 e편한세상 등이 있다. 당시 두 후보간 춘천갑 선거구 전체 표심 격차가 7.39%p 차였던 점을 감안하면, 결국 퇴계동 민심이 춘천갑 선거 흐름을 좌우한 것이라는 맥락이 읽힌다.

이에 따라 허 후보와 김 후보는 퇴계동을 중심으로 인접한 인근 읍면동부터 지지세를 확장하는 모양새다.

허 후보는 전략적 요충지를 ‘퇴계-석사-강남’ 벨트로 설정했다. 많은 유권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은 물론, 젊은 부부가 몰려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에도 석사·퇴계동, 강대, 한림대를 돌며 눈도장을 찍었다. 허 후보는 13일 오전 퇴계동에서 출근길 인사를 했다. 출근길 인사 현장에서 허 후보는 “16년간 도전하며, 4번째 하는 출근길 인사라 신호가 켜지는 패턴을 안다. 요령이 생겼다”며 “공천 파동으로 당 지지율이 역전되나 매일 길거리 반응이 달라지는 게 보인다. 윤석열 정권에서 국민들이 살기 갑갑한데, 대안이 돼달라는 메시지 같다”고 했다.

‘춘천의 맏딸’을 전면에 내세운 김 후보는 퇴계동 공략과 동시에 조부모와 부모 등 가족들의 근거지인 후평동과 변호사 사무실이 있는 명동 중앙로터리가 ‘홈 그라운드’다. 또, 김 후보는 퇴계동 거주자인 점과 자녀가 근처 학교에 재학 중인 점을 앞세워, 아파트 주민들과 학부모의 입장에서도 소통 중이다. 이날 오전 후평사거리 출근길 인사에 나선 김 후보는 “변호사 사무실이 있는 명동로터리, 부모님이 사시는 후평동에서 반응이 뜨겁다”며 “정부와 도정이 같은 여당인만큼 강한 추진력으로 춘천 발전에 필요한 사업을 가져오겠다”고 했다.

재선 도전에 나선 허 의원과 춘천지역구 첫 여성 출마자인 김 후보와 함께 춘천갑 선거구엔 조일현 새로운미래 강원도당 공동위원장과 오정규 무소속 후보까지 가세해 4파전이다.

이날 출마선언을 한 조 위원장은 “춘천을 세계적 관광휴양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무소속 오정규 후보는 “중도 유적을 복원, 유네스코에 등재해 1000만 관광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김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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