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내 가맹점 9673개 집계
2년새 26% 증가, 두드러진 강세
운영시스템 안정 창업자들 선호
춘천 명동 개인점포 비중 6.5%
상권 관광자원화·경쟁력 상실

▲ 153개의 점포가 모여있는 곳이지만 그 중 개인 점포는 10개에 불과한 춘천 명동 거리가 13일 프랜차이즈 간판들로 즐비하다.  유희태
▲ 153개의 점포가 모여있는 곳이지만 그 중 개인 점포는 10개에 불과한 춘천 명동 거리가 13일 프랜차이즈 간판들로 즐비하다. 유희태

강원도 도심 유명 상권을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점령하고 있다.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려는 자영업자들도 안정성을 이유로 ‘가맹점’을 선호해 강원도를 제대로 알리는 지역상권만의 특색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강원도내 가맹점은 2022년 기준 9673개로, 2018년 7117개에서 2556개(26.4%)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인구 180만명이 넘는 전남의 가맹점 수가 9050개인 것과 비교했을 때, 강원도는 유독 프랜차이즈 업종이 상권 곳곳에 대거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춘천의 중심 상권인 명동 일대. 153개의 점포가 모여있는 곳이지만 그 중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제외한 개인 점포는 10개에 불과해 지역상권의 차별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경점이나 약국, 부동산 등 대기업들이 아직 본격 진출하지 않은 일부 업종에서만 간신히 개인 점포를 찾을 수 있었다.

김모(23·여)씨는 “유명한 상권 대로변에 프렌차이즈가 많은 것은 어디를 가나 다 비슷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권모(20)씨도 “짧은 기간에 춘천에서 유명한 곳을 많이 방문했지만, 여러 프렌차이즈가 눈에 띈다는 것 말고는 지역 특색을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상인들은 ‘경쟁력’에서 프랜차이즈를 쫓아갈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대봉 명동상점가 상인회장은 “개인점포는 메뉴부터 인테리어까지 모든 부분에서 신경써야 하지만, 프랜차이즈는 운영 시스템이 안정돼 있어 훨씬 창업에 유리하다”고 했다.

강원도는 특히 가맹점의 강세가 ‘식품’쪽에서 두드러졌다. 2022년 기준 강원도의 9673개의 가맹점 중 한식당이나 카페, 치킨전문점 등 음식점의 개수가 5406곳(55.8%)으로 절반이 넘었다.

그러는 동안, 지역 소상공인들은 높은 임대료, 인건비, 재고 관리 비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인 매장을 운영 중인 김모(34)씨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장들과 경쟁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과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가맹점 강세가 강원경제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유승각 강원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의 특색있는 가게들이 사라지면서, 하나의 관광자원이 될 수 있는 마을 상권이 사라지는 셈”이라며 “전국 어디서나 똑같은 모습만 보인다면 지역경쟁력이 결국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훈·양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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