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좀 봐
조금만 몸을 비틀어도
고개를 주억거려도
참깨 들깨 한 됫박 쏟아지잖아
다산의 태몽을 꾸게 되잖아
생명의 꼭지가 근지럽잖아
정수리께 꽃망울이 반짝이잖아
발밑에 잔챙이 새싹이 소복하잖아
물잔 밑동에 받아마신 물이
넘치도록 자라나잖아
헛배 속 더부룩한 자갈돌이
부화하잖아
짚 둥지에 동기 품은 달걀을
마구 낳잖아
나 이제
걸어다니는 꽃나무가 되려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