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침투 49일간 소탕작전
통일공원 전시·안보교육 활용
유지부담 가중 해군 1함대 이관

▲ 강릉 통일공원에 전시됐던 ‘북한 상어급 잠수함’을 해군 1함대로 옮기는 작업이 14일 실시됐다. 이 잠수함은 1996년 9월 18일 새벽 강릉 안인진 해변에 침투했던 북한 무방공비들이 타고온 잠수함이다. 사진제공=강릉시
▲ 강릉 통일공원에 전시됐던 ‘북한 상어급 잠수함’을 해군 1함대로 옮기는 작업이 14일 실시됐다. 이 잠수함은 1996년 9월 18일 새벽 강릉 안인진 해변에 침투했던 북한 무방공비들이 타고온 잠수함이다. 사진제공=강릉시
1996년 9월 18일 강릉 안인진 해변에 침투했다가 좌초, 전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북한 잠수함이 28년 만에 침투 현장인 강릉을 떠났다.

강릉시는 14일 강동면 안인진리 강릉통일공원에서 잠수함을 해군 1함대로 옮기는 작업을 실시했다. 북한제 ‘상어급’으로 명명된 길이 34m, 폭 3.8m, 325t 규모의 이 잠수함은 앞으로 동해시에 있는 해군 1함대 이전 부지로 옮겨져 관리가 전환된다.

이 잠수함은 ‘9·18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의 생생한 산물이다. 1996년 9월 18일 새벽, 안인진리 대포동 해상에서 암초에 걸린 북한 잠수함이 괴물처럼 떠오르면서 무려 49일간 대대적인 무장공비 소탕작전이 전개됐다.

잠수함에 타고 있던 북한의 인민무력부 정찰부 소속 장교 7명과 승조원 19명 등 26명이 내륙으로 침투, 그해 11월 5일 인제 연화동 전투까지 강원도 산간과 백두대간을 이잡듯 뒤지며 ‘작은 전쟁’을 방불케하는 추격과 교전이 이어졌다. 6·25전쟁과 1968년 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최대 규모의 대간첩 작전이었다.

침투한 공비들은 1명이 생포되고, 13명이 사살됐다. 또 11명은 침투 당일 도주 중에 목숨을 끊은 채 시체로 발견됐고, 1명은 끝내 행방을 찾지 못했다. 아군 11명이 소탕작전 중 산화하고, 민간인 4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희생도 있었다.

소탕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강원도 산간마을 곳곳에서는 완전무장한 군인들을 태운 트럭이 분주히 오가고, 요란한 총성이 끊이지 않았다. 입산·출어는 물론 통행금지까지 시행되면서 강원도 전역의 생활경제가 얼어 붙어 수천억원대 피해가 발생, 정부가 긴급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강릉시는 이후 임대 형식을 통해 당시 침투했던 북한 잠수함을 안인진 해변 침투현장으로 옮겨 우리 해군의 퇴역 구축함(전북함) 등과 함께 전시해 통일·안보 의식을 일깨우는 산 교육장으로 활용했다.

침투 당일 무장공비들이 달아났던 도주로 능선인 안인진리·정동진 일원의 바닷가, 괘방산(해발 345m)이 ‘통일안보 등산로’로 불리게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강릉시 관계자는 “한때 연간 35만명에 달했던 통일공원 관람객이 지난 2021년 기준 6만5000명 수준으로 격감하고, 잠수함 노후에 따른 유지·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잠수함을 해군으로 이관하고, 오토캠핑장 등 체류형 관광지 개발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연제 dusdn2566@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