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규 강원특별자치도 산림환경국장
▲ 김창규 강원특별자치도 산림환경국장

해마다 3월 이맘때가 되면 전국 산림부서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우리 강원특별자치도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춘천, 홍천, 원주 지역 고속도로변에 붉게 변색된 숲을 볼 때면 고민이 깊어진다.

소나무재선충병은 매개충인 북방수염하늘소나 솔수염하늘소가 고사된 소나무류에 침입할 때 몸속에 잠복해 있던 재선충이 탈출해서 나무의 수분과 양분의 이동 통로를 막아 솔잎이 적갈색으로 변하여 말라 죽는 병이다. 한번 감염되면 100% 고사되는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치명적인 숲의 전염병이다.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데다 공간 구분 없이 날아다니는 곤충에 의한 전염병이다 보니 확산을 완벽히 차단하는 것은 그야말로 난제 중의 난제다.

소나무재선충병이 무서운 다른 이유는 번식과 생존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번식 능력의 경우 일단 침입만으로도 소나무는 빠른 시간 안에 말라 죽게 되어 있다. 1쌍의 재선충은 약 20여일 만에 20만마리로 증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1905년 일본에서 최초 피해가 발견된 후 국내에서는 1988년 부산에서 최초 발생,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소나무와 잣나무에 큰 피해를 주고 있으며, 현재는 경북 등 남부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 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05년 강릉에서 최초 발생한 후 2011년 강원 전역이 청정지역으로 회복했으나, 2013년 춘천에서 다시 발생하여 홍천·원주·횡성·정선·동해·삼척·철원·화천 등 9개 시·군까지 확산된 상황이다.

남부지역에 비해 우리 도의 피해가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춘천·홍천·횡성·원주 등 경기도 경계지역 선단지 중심으로 감염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소나무재선충병 청정지역 회복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사전 예찰을 통해 발견한 고사목의 시료 채취와 검경, 감염목 제거와 파쇄·소각·훈증, 예방나무주사 등을 통해 매개충인 북방수염하늘소가 유충으로 월동에서 깨어나는 지난 10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확산 방지를 위한 방제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선충병의 매개충인 북방수염하늘소의 연간 이동거리가 2~3㎞ 정도임을 감안하면 감염목의 인위적 이동에 의한 확산 차단이 중요하지만, 84명의 예찰 인력으로 도내 방대한 산림 면적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우리 도는 산림청, 경기도, 임업진흥원 등과 수시로 방제협의회를 운영, 기관별 예찰방제 현황을 공유하고 있다. 또 합동예찰 실시 등을 통한 연접지에 대한 누락을 방지하는 등 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지속적인 협력과 기관별 발생 현황 등 자료를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산림청의 지속적인 국비지원 확대와 더불어 향후에도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의심목 신고와 소나무류의 이동 제한에 도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협조가 절실한 때이다.

우리 도는 ‘2023 강원세계산림엑스포’를 성공 개최함으로써 명실공히 대한민국 산림수도의 위상과 역할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성공적 기조를 이어나가 도 전역이 소나무재선충병 청정지역으로 회복되는 날까지 기관별 협업과 국민 관심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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