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2명에 그쳤다는 ‘태풍급 쇼크’로 인해 국가 존립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0.65명까지 더 추락했다. 합계 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로, 지난해 4분기 기준을 적용하면 부부 100쌍(200명)

에 자녀 수가 65명에 불과한 것이 된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2013년부터 11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단연 꼴찌다. OECD 회원국(38개국) 가운데 출산율이 1명도 안 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2021년 기준 OECD 평균(1.58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하면, 전쟁 참화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출산율(0.7명)보다도 낮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한국인의 잠재적인 멸종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출생아 수는 23만명이었다. 전후(戰後) 60년대 중반까지 베이비붐 시대에 한 해 100만 명 넘는 신생아가 태어났다는 것을 감안하면, ‘100만 대군’이 4분의 1토막이 난 것이다. 출산율 쇼크는 올해 초등학교 신입생 수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강원도 내의 경우 공립초등학교 신입생 수가 올해 처음 1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신입생이 1명도 없는 도내 초등학교가 25곳에 달하고, 18곳에서는 나 홀로 입학식이 치러졌다.

고민이 깊어지는 와중에 도내 기업에서 신선한 뉴스가 전해졌다. 강릉 정동진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인 ‘썬크루즈 호텔&리조트’가 올해부터 직원들에게 최대 1억원을 지급하는 출산 지원책 시행에 들어갔다. 첫 아이를 낳으면 5000만 원, 둘째 출산 시 5000만원 등 총 1억 원을 지급한다고 한다. 지난주에 첫 전달식을 갖고, 최근 2년 이내에 자녀를 출산한 직원 2명에게 각각 5000만 원씩의 목돈을 지급했다.

출생률은 지금 대한민국 최대 고민거리이면서 화두이다. 올해 초 부영그룹이 민간기업 최초로 직원 출산 시 1인당 1억 원을 지급하는 파격 지원책을 발표했고, 정부는 ‘비과세’로 호응했다. 썬크루즈가 강원에서 일으킨 바람이 창대한 나비효과를 일으키는 희망의 날갯짓이 되기를 염원한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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