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학교 복장규제 놓고 고심
일부 학교 교복 폐지 초강수도
학생 선호 디자인 변경 등 시도

▲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 본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했습니다.
▲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 본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했습니다.

교복 착용을 놓고 일선 학교가 고심에 빠졌다.

각 학교는 학생들이 규정에 맞는 옷을 입도록 안내하고 있으나 미착용 학생에 대해 강력히 규제할 수는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결국 일부 학교는 교복을 없애버리는 ‘초강수’를 뒀다.

19일 본지 취재결과 홍천 A고는 올해부터 교복을 입지 않는다. A고는 ‘학생들이 교복을 잘 입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복을 없앴다. 교사·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한 투표에서도 응답자의 70% 이상이 교복을 없애는 것에 찬성했다.

A고 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교복을 너무 안 입었다. 교권추락으로 선생님들이 단속도 제대로 못 하고, 교복 문제로 아이들과 다툼이 생기다 보니 ‘교육적으로 바람직한가’라는 고민이 생겼다”면서 “많은 학생들이 슬리퍼를 신고, 학교 체육복도 아닌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등교했다. 교육적으로 충격을 줘야겠다는 생각에 교복을 없앴다”고 밝혔다. A고 전교생은 400명이 넘는다.

강원도내 학교 현장이 학생들의 교복 착용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모든 학교가 A고와 같은 ‘극약처방’을 내리지는 못한다는 게 문제다. 교사들은 학생 지도에 어려움이 있다는 데 대체적으로 의견을 같이하지만 폐지 결정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춘천 B고 교장은 “오히려 무상교복이 된 후 더 안 입는 것 같다”면서 “학생의 복장이 불량해도 예전처럼 강력한 페널티를 줄 수가 없다. 교사들이 단속해도 학생들과 갈등만 겪으니 학생자치회에 맡겨 자율적으로 복장을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영서권의 한 고등학교 교감도 “전부는 바라지도 않는다. 80%의 학생만이라도 제대로 입어주면 좋겠다”며 “지적을 해도 그때만 알겠다고 하고 바뀌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일부 학교는 학생을 처벌할 수 없어 반대로 교복을 제대로 착용하고 등교하는 학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제도 등을 운영 중이나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

원주 C고는 학생들의 교복 착용을 장려하고자 올해부터 새로운 디자인의 교복을 착용한다. C고 교장은 “우리 학교 역시 교복 착용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면서 “학생들이 교복을 즐겨 입도록 올해부터 학생들이 원하는 스타일로 교복 디자인을 바꿨다”고 말했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차원에서 교복 캠페인, 교복 데이 이벤트 등을 통해 학생들의 교복 착용을 독려 중”이라며 “학생들이 보다 편하게 교복을 입을 수 있도록 몸에 딱 맞는 기존의 교복에서 편한 생활복으로 디자인 변형을 진행 중”이라 밝혔다.

정민엽 jmy409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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