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지난해 6월 16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지난해 6월 16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약 50조의 손실 피해를 야기한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씨의 한국 송환이 확정됐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20일(현지시각) 권씨 변호인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한국 송환을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판단을 확정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권씨 측의 항소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항소법원이 원심을 확정함에 따라 권씨의 신병 인도와 관련한 몬테네그로 재판부의 사법 절차는 종료됐다.

항소법원은 “원심(고등법원)은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이 미국보다 순서상 먼저 도착한 점을 근거로 권도형을 한국으로 인도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동일인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여러 국가가 요청한 경우에 적용되는 형사사법공조에 관한 법률 제26조 등을 올바르게 적용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판결 취지를 설명했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씨는 지난 2022년 4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여러 나라를 떠돌던 권씨는 지난해 몬테네그로 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한 채 UAE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현지에서는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권씨의 형기가 오는 23일 만료되는 만큼, 권씨가 이르면 이번 주말인 23일 또는 24일에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이르면 이번 주말(23∼24일)에 권씨의 신병 인도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몬테네그로 법무부는 곧 한국 법무부에 권씨의 한국 송환을 공식 통보하고 구체적인 신병 인도 일정과 절차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몬테네그로 법원은 권씨를 미국으로 인도하라고 판결했지만 권씨 측은 끈질긴 ‘법정 다툼’ 끝에 번복되며 한국행이 결정됐다.

경제 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인 한국과 달리, 미국은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해 권 씨 측은 미국보다 한국 송환을 원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권씨가 한국으로 송환되더라도 한국 정부가 미국과 협상을 통해 미국에서 먼저 재판받도록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통신은 “미국은 전 세계에 있는 권씨의 자산을 압류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국과 이를 공유하는 데 합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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