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급등 강원 가계부담 가중
ℓ당 휘발유 1648.40원·경유 1551.15원
7주 연속 상승, 유류세 인하 연장 관심
귤 10개 1만9400원 전월비 62.94% 올라
강릉 감자·냉동오징어 등 23개 품목 ↑
정부, 농축산물 가격안정 1500억원 투입
바나나·오렌지 직수입 저가 공급 확대
도내 유통계 물가 안정·소비자 만족 주력
“봄맞이 할인 이벤트 풍성, 가계부담 덜 길”

2024년 1분기가 거의 다 지나간 가운데 물가 오름세는 잦아들지 않고 있어 강원특별자치도민들의 가계 부담은 여전하다. 더욱이 최근에는 국제 유가도 반등하며 종합물가 상승 전망이 점쳐지는 상황, 정부는 물가 안정 대책 마련에 나섰다.

■ 국제 유가 상승, 도내 종합물가 더 오르나

농산물 등 각종 먹거리 가격 오름세에 도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큰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올라 에너지취약지역인 강원의 물가 상승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주요 산유국의 수출 제한과 중국의 경기회복 기대에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준 국제유가가 4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82.72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1.68달러(2.1%)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날 종가 대비 1.55달러(1.8%) 오른 배럴당 86.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가격 상승으로 WTI는 지난 10월 31일 이후, 브렌트유는 10월 27일 이후 각각 4개월여 만에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2~3주 가량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만큼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 역시 오름세가 우려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주간 기준 강원지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3월 둘째 주 ℓ당 1648.40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 마지막 주(ℓ당 1593.56원) 부터 7주 연속 상승세다. 경유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강원지역 경유는 3월 둘째 주 ℓ당 1551.15원으로, 지난 1월 마지막 주(ℓ당 1505.80원) 부터 올랐다. 국제유가 불안으로 정부가 내달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추가 연장할지도 주목된다.

유가 걱정에 앞서, 당장 이번달 도내 식품 물가 상승은 여전히 도민의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날 강원특별자치도 강원물가정보망 등락품목을 보면 춘천지역 기준 15개 품목이 전월 대비 비싸졌다. 이달 귤(제주산 100g·10개) 가격은 1만9400원으로 전달(1만1906원) 보다 62.94% 올랐다. 또 열무(중사이즈·1단)는 4935원으로 전달(4196원) 대비 17.61%, 무(중사이즈·1개)는 1560원으로 전월(1413원) 대비 10.40% 상승했다. 이 외에도 감자(1㎏·9.60%↑), 양파(국산1㎏·9.13%↑) 등이 크게 올랐다. 원주는 사과 (300g·10개·15.24%↑), 풋고추(100g·13.81%↑) 등 18개 품목, 강릉은 풋고추(100g·21.05%↑), 감자(1㎏·18.65%↑), 냉동오징어(국내산20㎝·2마리·12.34%↑) 등 23개 품목이 전월대비 비싸졌다.

본지 취재 결과 지속되는 도내 먹거리 물가 상승세에 지역 유통업계들도 물가 안정에 나섰다.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하나로마트 엔타점은 요일별로 각종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오는 27일까지 ‘봄이 왔나봄’ 할인 이벤트를 여는 등 토마토, 사과, 양념목살·한우불고기, 깐멍게, 봄냉이, 세척무, 깐마늘, 젓갈, 나물 등을 정상가 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 마트 관계자는 “물가 급등에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 봄 맞이 할인 이벤트를 통해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가격은 더 저렴하게, 신선도 등 품질은 최상으로 제공하기 위해 유통과정과 판매에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MS마트는 사과, 배, 대파, 시금치, 오이, 애호박, 청양고추 등 물가 상승 품목과 삼겹살, 앞다리살 등 돈육을 50% 이상 할인 하는 등 물가 안정·소비자 만족에 주력하고 있다.

■ 정부 물가 안정 총력

강원지역을 비롯한 전국의 과일류 등 각종 물가 고공행진에, 정부는 최근 물가 관련 긴급현안간담회를 열고 농축산물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안정자금 15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 자금은 납품단가를 지원하거나 할인에 쓰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산물 납품단가 지원 품목을 21개로 늘렸으며, 지원 단가도 품목별로 최대 2배까지 확대했다. 더욱이 올여름 햇사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사과 공급을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수입 과일 물량을 대폭 확대한다. 3~4월에는 사과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 바나나와 오렌지를 집중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이달 중 바나나 1140t, 오렌지 622t을 직수입해 마트에 20% 정도 낮은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 직수입 품목도 애초 계획한 바나나·오렌지·파인애플·망고·체리 등 5종에서 자몽, 아보카도, 만다린, 두리안, 키위, 망고스틴까지 포함한 11개로 늘릴 계획이다. 더불어 농림축산식품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민관 협력이 절실하다며 외식업계에 협조를 요청했다. 소비자단체에는 적극적인 물가 감시로 물가 안정에 기여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국내 설탕 제조업체들의 담합 혐의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선 바 있다. 설탕 가격 상승이 장기화되면 설탕이 원료인 과자, 빵, 아이스크림, 초콜릿, 사탕, 잼 등의 가격도 영향을 받는 등 소비자 물가 부담이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위가 현장 조사에 나선 건 생필품 물가를 잡기 위한 범정부 대응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공정위는 올해 업무 추진계획에서도 국민의 경제적 부담으로 직결되는 의·식·주 분야에 대한 담합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황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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