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선호 속초소방서 대응총괄과장
▲ 배선호 속초소방서 대응총괄과장

옷가지가 가벼워지고 각종 꽃이 만발하는 계절이 왔다. 봄은 ‘계절의 여왕’이라지만 우리 강원특별자치도 소방관에게는 잔인한 계절이다. 산림화재 총력 대응 시즌이 돌아온 것이다. 최근 5년간 산림화재 발화 요인을 보면 부주의가 78.9%로 가장 많고 발화 열원 세부 현황은 담뱃불이 가장 많았으며(27.4%), 쓰레기·논밭두렁 소각(20.4%)의 순서다. 산림화재는 온도 15~20도, 습도 20~30%일 때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서풍(양간지풍)일 때 재산 피해가 가장 컸다.

우리 산림이 화재로 몸살을 앓는 주요 이유로는 △봄철 가뭄 △침엽수림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재에 취약한 구조 △동해안 양간지풍 발생 시기 산림화재 대형화 △산림 내 입목 등 연료 물질 축적 및 건조 일수 증가 등이 있다. 특히 강원특자도는 전국에서 산림 비율이 가장 높아 대형 산림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산림화재의 무서움을 몸소 느낀 것은 2019년 4월 속초·고성 산림화재였다. 당시 민가와 시내까지 번져 1만여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화재 확산이 자동차보다 빠른 듯했으며 피해 주택 401채, 산림 1757㏊, 축산시설 900여곳 등으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보다는 다음을 실천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첫째, 화목보일러는 문 열고 사용하지 않고 불씨를 철저히 확인. 둘째, 산림 인접지역 논·밭·쓰레기 등 무단소각 절대 금지. 셋째, 산림 인접지역 담배꽁초 버리기 절대 금지. 넷째, 야영·취사는 허가된 곳에서만 하기. 다섯째, 산림 화재 발견 시 즉시 119신고. 여섯째, 작은 불은 흙·나뭇가지 등으로 끄고 대형화재는 진화보다는 대피 우선 등이다.

속초·고성 산림 화재 5년이 지났으나 상흔은 아직 아물지 않아 가슴 아프다. 개개인의 작은 관심과 실천만이 이를 반복하지 않고 우리 아름다운 산림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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